'미래를 엿보고 싶다구요?. 주주총회 정관 변경 안건으로 올라오는 사업목적 추가 항목을 보세요'.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주총 안건에 신사업 진출 계획을 넣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전자금융, 전기차, 화장품, 문화콘테츠 사업 외에 본업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파생형 신규사업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자 새로운 고부가가치 수익원을 발굴하려는 행보로 읽혀진다.
◆돈 되는 사업은 다한다
17일 상장사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주주총회소집결의'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교육사업 및 평생교육시설 운영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사외문화센터를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도는 전기자전거 제조 및 판매업을 신사업에 추가한다고 공식화했다. 만도는 전기자전거 '만도풋루스'의 2016년형 폴딩형 신모델 출시, 19일까지 사전 예약 판매를 한다. 신모델은 만도풋루스 1세대 폴딩형 모델을 개선한 것으로 20일부터 정식 판매된다.
GS글로벌은 국내외발전, 지역난방, 집단에너지 사업의 개발, 건설, 운영 및 이와 관련된 재화, 용역의 공급과 알선 발전 시설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합작 설립, 운영 및 관련 투자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전자금융업을 새로운 사업부문에 추가해 금융업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또 음악·영상·웹툰·출판물 관련 저작권의 관리업, 상표·브랜드 등 지적재산권의 라이선스 업, 저작물 창작 등에 대한 공인 매니저업 등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에 대한 투자 사업도 진행키로 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통신과금서비스 제공업 ▲외국환 업무업 ▲전자고지결제업을 새로운 사업부문에 추가해 금융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I-뱅크'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가 쓴잔을 마셨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여기에 좌절하지 않고 페이코(PAYCO)로 간편결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또 ▲별정통신사업 ▲위치정보 및 위치기반서비스업 ▲영상, 만화, 기타 콘텐츠의 유선 및 무선 대리중개업 ▲전기·정보통신 관련 통신사 및 그 부대시설 등의 임대 ▲위 사업을 위한 시설의 설치, 운용, 보전, 임대, 용역 및 공사 등을 새로운 사업부문에 추가했다.
업계 최초로 타이어 렌탈 서비스를 시도한 넥센타이어는 고무제품 렌탈임대업, 수입·제조한 각종 상품에 대한 렌탈업, 방문판매·통신판매 및 이에 부수한 서비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키로 했다.
이미 사업을 시작한 넥센타이어는 지난 11일부터 타이어 4개를 렌탈하는 경우 마모나 파손으로 운행이 불가할 때 추가로 2개를 무상 제공하는 '넥스트레벨 걱정 ZERO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마모나 파손이 아니더라도 고객의 요청시 서비스 이용기간 종료 6개월 전부터 타이어를 무상 제공 받을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용기 제조업과 주류판매업에 뛰어 들었다.
셀트리온은 화장품 관련 연구 및 개발업을 새로운 사업 목적에 끼워넣었다.
에이스동서는 역시 사업목적에 ▲소매업 ▲갑류·을류 무역 대리업무 ▲욕실제품 및 가전제품 제조·판매업 ▲사후서비스(A/S) 콜센터 사업을 새로 넣었다.
건설업 사업부문은 양수한 경남에너지는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토목건축공사업, 토공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시너지 등 따져봐야
주가는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미리 반영하는 만큼 기업의 신사업 진출 소식은 대개 호재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추가되는 사업이 기존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라 할지라도 그동안 꾸준히 연구개발을 해왔다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 매출로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벌써 진행 중인 사업을 재확인하거나 공식화하는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 경우도 많아 섣부른 추격매매는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몇몇 기업들은 사업을 진행할 만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데다 주력 사업과 무관한 분야가 적잖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성숙 단계에 진입하는 산업 분야가 늘고 정부도 사내유보금 과세 등 투자촉진 정책을 펴면서 신규사업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