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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한푼이라도...특정금전신탁에 돈 몰리네

#. 지난해 12월 만기(3년)가 돌아온 은행 적금 3억여원을 찾은 자영업자 박은숙 씨(58)는 은행에 재 예치하지 않았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면서 이자소득세(15.4%)와 물가상승률(1.4%·한국은행 예상치)을 빼고 나면 남는게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박 씨는 대신 만기 도래한 예금을 최근 A업체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에 투자하는 특정금전신탁에 넣었다.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지면서 단기 고수익 상품을 골라 '이자 쇼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동양사태'로 쓴맛을 본 슈퍼리치들이 특정금전신탁에 기웃하고 있다. 부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것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짧은 만기 덕분이다.

서민들도 1년 미만의 단기 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향하고 있다.

단기에 고금리수익을 찾아 헤매는 '금리 유목민'이 늘고 있는 것이다.

◆거액 자산가, 단기 고금리 찾아서

실제로 특정금전신탁 수탁고가 크게 늘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 불완전판매 등 위험을 감수하고 높은 수익을 좇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특정금전신탁 잔고 총액은 304조7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지난해 10월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거액자산가들도 호흡을 짧게 가져가고 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금융권 특정금전신탁은 84조9290억원이었다. 이는 2014년 말 71조6270억원에 비해 13조3020억원이 불어난 것이다.

예금 규모별로는 10억원 초과가가 49조6600억원으로 8조280억원이 늘었다.

이어 1억원 이하 19조3850억원(이하 전년 대비 증감 규모 3조1860억원), 1억원 초과~5억원 이하 12조1380억원(1조6450억원),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 3조7460억원(4420억원) 등이었다.

국내 한 은행의 PB는 "금리가 연 4~5%를 웃돌던 시절과 연 1%대로 낮아진 지금 0.1%포인트에 대한 체감도는 크다"며 "단기에 치고 빠지기 식으로 자금을 돌리는 현상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투자 대상의 상당 부분은 건설사 자산담보부기업어음 (ABCP)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이다.

ABCP 경우 수익률은 신용등급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많게는 4%를 웃돈다. 만기가 보통 3~6개월로 짧아 매력적이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에 따라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점이 단기 상품인 특정금전신탁의 선호도를 더 높여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시장에서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급증했다는 게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특정금전신탁은 예금자 원금 보호를 하지 않는 상품이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2013년 동양그룹 사태 때는 동양증권이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등을 판매하는 데 특정금전신탁을 활용했고, 이 과정에서 위험도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불완전판매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웠다

◆은행수신도 단기 자금에 돈 몰려

저금리 시대는 정기예금 패턴까지 바꿨다. 은행 정기예금조차 1년 미만으로 짧게 굴리고 있다.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는 데다 조만간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아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말잔기준 569조원) 가운데 만기 1년 미만 상품이 188조22025억 원으로 33.4%에 달했다. 만기 6개월 미만이 70조4872억원,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117조7153억원이었다.

지난해 1월 26.5%였던 1년 미만 정기예금 비중은 6월(30.5%)에 30%대를 넘어선 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만기가 1년 미만인 상품 비중이 33%를 넘은 것은 2002년 8월(33.7%) 이후 13년 2개월 만이다.

반면 서민들의 목돈 마련처인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만기 3년 이상 상품 잔액은 17조1923억 원으로 전체 정기예금 잔액의 3.0%에 그쳤다. 작년 1월 말(18조6043억 원)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약 2조 원 넘게 빠져나갔다.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금리를 갈아타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풍차 돌리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리가 미국 금리를 따라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장기보다는 단기 예금 상품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증권(RP) 등 단기시장성 수신은 2014년에는 7조9000억원 줄었지만, 작년에는 10조2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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