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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한국투자금융지주 은행 지주 전환, 규제의 역설

마지막 비은행 지주사인 한국투자금융그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규제 때문이다. 현재 은행법상 인가를 받아 설립된 은행을 지배하면 금융지주회사법상 은행 지주사가 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한국금융지주)는 지분 50%를 투자한 카카오뱅크의 본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의 역설을 우려한다. 규제에 발목이 잡혀 의도했던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경쟁력 저하 등 엉뚱한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다.

◆'울며 겨자먹기'식 은행지주 전환?

은행지주가 되면 건전성 규제의 수준이 높아진다. 예컨대 종전보다 강화된 자본 건전성 규제인 바젤Ⅲ를 적용받는 게 대표적이다.

다만 금융위원회는 갑자기 규제 강도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인터넷은행을 자회사로 두면서 은행지주로 전환하는 금융지주에 대해선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바젤Ⅲ를 적용하도록 4년 유예해 줬다.

한국금융지주 측은 건전성 평가 등 은행지주회사로서 요구되는 변화에 대응하는 방안을 충분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엘빈 토플러는 이런 말을 했다. "기업은 100마일의 속도로 달리는데 제도는 30마일이다."

한국 금융시장의 현주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금융규제가 체계 및 내용면에서 병으로 치면 중증 상태라고 지적한다. 과거에는 은행, 증권, 여전사 등 하나의 업권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사업 영역이 발전했다면 지금은 여러 기술이 융·복합하면서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고 새로운 산업이 태동하는 시대가 됐다.

이른바 포지티브 규제 틀 때문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은행지주로 갈 수밖에 없는 것도 '정해진 것만 하도록' 해 놓았기 때문이다.

규제개혁 선진국이라는 미국, 영국에 이어 지난해 중국도 '정해진 것 빼고 다 할 수 있는' 네거티브 규제 틀로 바꿨다. 은행의 글로벌화를 외치고 있지만 신시장 선점 경쟁에서 우리는 출발선부터 뒤처져 있는 셈이다.

◆은행규제에 묶여 경쟁력 저하될까

1990년대 라이벌이던 한국투자신탁(현 한국투자증권), 대한투자신탁(현 하나금융투자)은 유명한 일화가 있다. 1993년 한국투자신탁이 현재 여의도 사옥으로 이전하자 바로 옆집 라이벌이었던 대한투자신탁은 사옥을 무조건 한투보다 높게 지으라고 했다. 대한투자신탁이 3층 더 높게 사옥을 짓자, 한국투자신탁은 '건물 연면적은 더 넓다'라며 자존심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빌딩 높이는 83m(20층), 하나금융투자 빌딩은 약 110m(23층)다.

3투신은 '대우채 사태' 등 위기를 거치며 각각 증권업, 은행업, 보험업을 위주로 하는 금융사에 매각됐다. 보험업에 편입된 국민투자신탁은 우여곡절 끝에 2012년 9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살아남은 두 증권사는 은행계 DNA와 증권계 DNA를 대표해 비교되곤 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은행에 인수된 후 더딘 성장을 해 왔다. 올해로 인수합병(M&A) 만 10년째를 맞은 하나금융투자(옛 대한투자신탁)는 2005년 당시 업계를 호령했지만 현재는 자기자본 순위 10위권에 겨우 걸친 정도다. 반면 10년 전 라이벌인 한국투자증권(옛 한국투자신탁)은 순이익 1위자리를 내줬지만 2위 자리는 지켰다. 자기자본 기준 '5대 증권사'에 항상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주사 계열 증권 CEO는 연말만 되면 실적을 맞추고 숫자만 보고 있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산업은 장기적으로 3년, 5년 플랜을 내놔야 하는데 은행은 인사평가를 1년단위로 한다. 은행 중심 금융지주사의 눈치를 봐야하는 증권사는 소신껏 중장기 경영전략과 투자를 할 구조가 되지 못했다.

실제 하나금융투자는 김정태 사장(2007~2008년) 약 1년, 김지완 사장 약 4년, 임창섭 사장 약 1년9개월을 역임했다. 현재 장승철 사장은 임기 3년차에 접어 들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2007년 유상호 사장을 스카우트해 9년째 CEO를 맡기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이 하나대투증권에서 하나금융투자로 사명을 바꾼것도 '바꾸지 않고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는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당시 축사에서 "하나금융그룹이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변화와 혁신을 할 때 차별화된 일류회사를 만들 수 있다"고 역설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가 다른 은행계열과 근본적으로 구조가 다르지만 은행법에 묶이다보면 사업 경쟁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금융지주는 현대증권 인수는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국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지분 22.56% 인수에 성공하면 통합법인인 '미래에셋대우증권'에 이어 6조6000억원 규모의 메가 투자은행(IB)을 예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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