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의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2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SK E&S의 신용등급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강등하고 포스코(BBB+)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도 이달 들어 포스코(Baa2)와 롯데쇼핑(Baa2), LG전자(Baa3) 등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롯데쇼핑은 부정적인 영업환경에 따른 실적 압박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지면 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LG전자 역시 낮아진 수익성과 계열사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둔화 요인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가전부문의 높은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한 다각화된 사업구조와 매출 수준이 현재 등급을 지지하고 있다고 언급, 투기 등급으로의 하락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견고한 수준인 기업들의 해외 신용등급의 조정은 국내시장에서도 부담될 것"이라며 "해외 신평사들의 부정적인 시각은 국내에서 우량 회사채시장의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7년 이상 장기 회사채의 발행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당분간 우량 기업들의 장기 회사채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신평사들도 신용등급 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2015년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상장사 중 3곳 이상 증권사의 전망치(컨센서스)가 있는 222개사의 4분기 영업이익(잠정)이 30조935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대비 12.29%나 미달한 것이다.
마재열 한국기업평가 기업본부장은 "불안정한 거시경제 여건과 산업구조, 사이클상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모니터링 방향은 개선보다는 방어 여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기평이 분석한 올해 산업별 등급전망을 보면 '긍정적'인 업종은 한 곳도 없고, '안정적'인 업종은 항공, 음식료 등 21개로 대다수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