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프링캠프에 도착한 이대호(34)가 "일본 복귀를 생각할 여유는 없다"며 "오로지 25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이대호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오리아에 차려진 시애틀 매리너스의 스프링캠프에 도착했다. 22일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2시까지 일찍 스프링캠프에 온 다른 선수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임했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프로야구를 정복한 대타자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이다. 이날 훈련에서 그는 정규 연습이 끝난 뒤에도 코치를 졸라 수비 연습을 더하면서 강한 의욕을 보였다. 서툰 영어임에도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며 훈련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대호는 "아직 선수단 전체 훈련이 시작되지 않아서 아직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무척 좋다. 새로운 기분으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스프링캠프 훈련 소감을 밝혔다.
이대호는 시애틀과 1년 동안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에 있을 때와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연봉 조건이 다른 계약)으로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계약서에 '옵트아웃'(빅리그 25인 로스터 제외 시 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할 권리) 조항을 삽입한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대호는 "3월 말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 여부에 따라 자유계약선수(FA)도 될 수 있고 트레이드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는데 로스터에 못 들어간다면 다른 팀에서라도 뛸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대호는 옵트아웃 조항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그는 "일본 복귀와 같은 걸 생각할 여유가 없다"면서 "지금은 무조건 25인 로스터 진입만 바라보고 있다. 미국에서 승부를 볼 생각"이라고 미국 진출 의지를 강조했다.
이대호로서는 시범경기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최선을 다하는 게 첫 번째다. 그보다 앞서 다치지 말아야 한다. 아프면 내 모습을 보여줄 수도 없다"며 "시범경기에서 무리한 스윙을 한다든지 뭔가를 자꾸 보여주려고 한다면 나 자신에게 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준비해온 대로 내 타격을 보여줄 예정이다. 또 내 수비를 바라보는 빅리그의 시각도 바꿀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