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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그림 속 그림 찾기'-아트페어 현장을 화폭에, 에릭 피슬(ERIC FISCHL)

오늘의 화가는 '에릭 피슬'(ERIC FISCHL/1948~)입니다. 오후 내내 에릭 피슬의 아트페어 시리즈를 침 흘리고 보며, 언젠가는 꼭 컬렉션하고 싶다는 생각이 뭉게구름처럼 둥둥 떠다녔어요.

미국 뉴욕 출신 화가이자 사진작가이자 누드 조각가인 에릭피슬 은 불안한 느낌이 드는 남과여의 누드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화가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의 작품들 중 아트페어 시리즈들이 좋아요. '그림 속 그림 찾기' 가 가능하거든요. 지금부터 찾아볼까요?

'앤디워홀(Andy Warhol/1928-1987)'의 마오쩌뚱과 배설물을 작품으로 표현한 '켄 프라이스(Kenneth Price/1935-2012)'의 작품을 그의 그림 속에서 찾을 수 있어요.

그림1/Art Fair: Booth #16 Sexual Politics/2014/Oil on Linen/173 x 208 cm



●그림 속 그림 찾기 1-켄 프라이스의 작품을 찾아보세요.

그림2/케네스 프라이스는 알록달록하며 유기적인 형태의 점토를 도예 조각으로 표현한 작가입니다.



●그림 속 그림 찾기 2-앤디워홀의 작품 '마오'(마오쩌둥)를 찾아보세요

그림3/앤디워홀이 마오 시리즈를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마오쩌둥의 사진



앤디워홀이 이 작품을 진행한 1972년은 역사적,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 모았던 해에요.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중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합니다. 이 방문을 통해 갈등 속에 있던 국가 관계가 다소 해소되고 미국 사람들에게 중국이란 나라에 대해 알게 해 주는 계기가 됩니다. 당시 천안문에 걸려있는 마오쩌둥(모택동)의 사진은 미국사람들에게 다소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앤디워홀은 이 사건을 놓치지 않고 그 해에 마오쩌둥을 '마오'라는 작품으로 남깁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존경했던 마오쩌둥이 우스꽝스럽고, 격이 낮게 표현된 것 같다며 앤디워홀의 작품을 싫어 했다고 합니다.

그림4/마오쩌둥 사망 후 1982년, 마오쩌둥 사진과 함께 사진을 찍은 앤디워홀의 모습



●에릭피슬의 또 다른 아트페어 시리즈들을 살펴볼게요.

그림5/Art Fair Booth #4 The Price Oil on Linen 82 x 112 inches (208 x 284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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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그림 찾기 3-마르샬 레이스의 작품을 찾아보세요.

그림6/High Voltage Painting, 1965



프랑스의 신 사실주의 작가 마르샬 레이스 는 레스는 1960년 이브 클랭(Yves Klein), 장 팅겔리(Jean Tinguely), 아르망(Arman) 등과 함께 신사실주의(Nouveau Realisme) 운동을 전개한 작가입니다. 그는 기존의 미술작품을 차용하여 형광색채를 입힌다거나 화려한 색으로 재배치합니다. 고급예술에 대한 도전이자 새로운 전개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림7/Made in Japan, La Grande Odalisque, 1964



마르샬 레이스의 또 다른 작품입니다. 앵그르의 오달리스크의 얼굴부분을 1960년대 처음 나온 복사기를 활용해 복사한 뒤 몸은 형광색으로 입히고, 두건은 새롭게 채색해 기존 의 고전적인 회화에 대한 새로운 변신을 표현했어요. (영화 '아바타'와 '슈렉'이 몽글몽글 생각나는 작품)

그림8/Art Fair Booth 22/ Evil Live Oil on Linen/68 x 82 inches (173 x 208 cm)



많은 컬렉터들의 눈이 분주합니다. 내 마음을 울리는 한 점의 작품을 찾기 위해 날카롭게 두리번거리고 있어요. 저도 판화부터 컬렉하기 시작한 초보 컬렉터지만 그림 속 사람들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분주하게 눈동자가 움직이다가 마음에 쿵하고 다가오는 작품 앞에서는 시간이 멈춥니다. 마치 세상에 그 작품과 나만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순간을 주는 그림이 있다면, 나만의 그림을 찾은 것이겠죠. 꼭 그림을 사지 않더라도 페어에서의 작품 구경은 우리의 감성을 부지런히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에릭 피슬'은 말합니다.

"나는 예술이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접착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통해 우리가 믿고 있는 것들을 우리에게 드러낸다."

그의 말처럼 예술은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접착제가 맞는 것 같아요. 예술가는 본인이 살아가는 현실을 작품에 담고, 작품을 통해 새롭게 재현합니다. 우리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내가 사는 사회를 새로운 창으로 보고,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죠. 늘 미술관에서만 작품을 보다가 어느 날 페어에 가면, 잊고 있던 미술작품의 물질적 가치를 떠올리게 됩니다.

주변에 많은 분들이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이냐?" 라는 질문을 제게 많이 하는데요. 제 대답은 늘 비슷한 것 같아요.

"우리 집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인가 아닌가? 보고 또 보고 싶은 그림인가 아닌가? 나를 다른 세상으로 이동해주는 그림인가?"

이런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다보면 나에게 의미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그 마음이 움직이면 비싼 가격은 아니더라도 형편상 자금을 모아 미술작품 구매를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고요. (저는 그렇게 시작했어요)

물론 미술작품의 가치를 실제 아트페어에서 판매되는 가치 그대로 환산할 수는 없죠. 우리 모두가 아는 빈센트 반 고흐는 미술사에 큰 점을 찍고 갔지만 당대의 컬렉터들에게 인기화가는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현대미술시장이 작품을 창작하는 '예술가'와 작품을 구입하는 '컬렉터'들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기에 '미술시장에서의 가치' 역시 무게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에릭피슬의 '아트페어 시리즈'는 현대미술이 지닌 현주소와 미술시장의 눈으로 보는 작품에 대해 고민하게 합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까운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 내 마음을 이끄는 그림 앞에서 한참을 머물러 보는 호사도 누려보고요.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bbigsso@naver.com/출근길 명화 한 점, 그림은 위로다. 명화보기 좋은 날 저자)

작품 출처: 에릭피슬 홈페이지 http://www.ericfisch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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