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을 늘린 롯데제과의 초코파이와 자일리톨껌.
"착하게 더 착하게…"
식품업계의 착한 제품 출시 경쟁이 한창이다. 2014년 컨슈머리서치가 과자 20종의 포장실태를 점검한 결과 내용물보다 질소충전 비중이 높다는 발표이후 질소과자 논란이 이어지자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용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추는 '착한' 시도가 늘고 있다.
오리온을 비롯해 해태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제과 등이 이같은 '착한' 경쟁의 주인공이다.
오리온은 식품업계의 착한 포장을 주도한 기업이다. 오리온은 지난 2014년부터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대표 제품들의 중량을 늘려왔다. 마켓오 리얼브라우니를 가격 인상 없이 7개들이에서 8개들이로 늘렸고 리얼치즈칩(3.3%), 포카칩(10%) 등의 용량도 늘렸다. 와우껌과 고래밥을 비롯해 초코파이까지 용량을 늘린 결과 오리온의 관련제품의 매출도 증가했다.
오리온은 과대포장 논란에 맞서 질소충전 비율을 줄이고 포장재의 여백을 줄이기도 했다.
오리온과 제과업계 라이벌인 롯데제과도 용량을 늘리는 착한 포장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자일리톨껌(리필)'과 '초코파이'를 가격 변동 없이 증량한 데 최근 '롯데자일리톨껌' 용기제품도 가격 변동 없이 양을 늘리고, '가나파이'와 '청포도 캔디'도 증량했다. 롯데제과는 일부제품의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중량을 늘려 g당 가격 인상률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해태제과 역시 지난 1월 구운양파와 구운 인절미의 양을 각각 25%씩 늘리며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과자에서 시작된 착한 포장 열풍은 음료를 비롯한 다른 제품으로도 번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500㎖페트 제품을 600㎖로 변경해 출시했다. 가격은 500㎖ 제품과 동일하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네스카페 수프리모'를 155g의 대용량으로 구성한 한정판 '네스카페 수프리모 점보 에디션'을 출시하며 착한 제품을 내놨다. 한정판인 이 제품은 90g과 같은 가격에 판매해 화제가 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직한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식품기업들이 이에 동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용량을 늘리고 가격은 오히려 낮추거나 그대로 유지하는 제품들에 '착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만큼 이같은 열풍은 올해도 식품업계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과자와 음료시장에서는 착한포장이 대세지만 매출감소가 두드러지는 빙과제품들은 용량은 줄고 가격은 오르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제과, 빙그레, 롯데푸드, 해태제과는 일제히 아이스바 제품의 가격을 10~15%올렸다. 그러나 용량은 10㎖에서 20㎖ 내외로 줄여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