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한복판에 자리 잡은 국내 최고급 6성급 호텔 '포시즌스 서울'.
포시즌스는 전세계적으로 운영하는 호텔 갯수가 100개 미만이다. 하지만 최고급 시설과 서비스로 잘 알려졌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세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알 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부지 물색만 15년이 걸린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호텔 소유는 미래에셋 부동산펀드가, 운영은 포시즌스호텔 앤리조트가 한다.
특히 이곳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꿈과 열정이 담겨 있어 의미가 깊다.
박 회장이 이 호텔을 유치한 것은 2013년 9월. 아무도 호텔업에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시기다.
시장에서는 "박 회장이 돈 좀 버니 이제 편하게 살려고 부동산과 호텔을 산다"고 비아냥댔다.
그는 호텔이 돈이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당시 미래에셋은 포시즌 외에도 판교 테크노밸리에 메리어트 계열인 코트야드 브랜드를 도입해 282실 규모 비즈니스 호텔을 개발 중이었다.
대체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던 박 회장이 공급과잉 상태인 오피스빌딩보다 관광수요 증가에 따른 호텔업의 성장 가능성에 투자한 것이다.
이 같은 미래에셋의 투자 기조와 달리 당시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호텔은 섣불리 투자하지 못했다. 지금도 그렇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나 공제회·연기금 등은 미래에셋으로부터 해외 호텔 투자 제안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투자결정은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 회장의 행보는 해외로 이어졌다.
2013년 호주 '포시즌스시드니' 호텔 인수한 데 이어 미국 하와이 '페어몬트오키드' 호텔을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페어몬트 샌프란시스코' 지분도 5400억원에 사들였다. '호텔계의 피카소'를 산 것이다.
박 회장은 지난해 12월 포시즌스 호텔에서 연 대우증권 인수 관련 간담회에서 "센터원을 지을 때 연기금의 도움없이 진행했다. 내가 뭘 하기만 하면 위험하다고 한다. 주저하면 중심에 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호텔이나 랜드마크 건물 투자는 미래에셋과 국가 경제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실제 포시즌스호텔 열고 난 뒤 여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 호텔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이 지어진 후 주변도 덩달아 개발됐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너지가 크다.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건물을 짓고 시너지를 내게 하는 게 금융이 해야 할 일들이다. 창의적으로 생각하면 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