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그동안 숙원이던 통합본사의 꿈을 이루게 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 은행 본점 통합을 위해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국토정보공사(구 대한지적공사) 부지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부지매입 가격은 15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한국국토정보공사 여의도 부지는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연면적 3만9689㎡)에서 50m 정도 떨어져 있으며 대지면적은 약 4727㎡ 규모다.
KB국민은행은 해당 부지에 오는 2020년까지 지하3층·지상25층(연면적 5만6000㎡) 규모의 건물을 신축할 예정이며, 새로 신축되는 본점에는 명동본점과 세우회빌딩(여의도)에 상주한 부서가 입주하게 된다.
◆윤 회장 취임 1년6개월 만의 쾌거
현재 KB국민은행의 본점은 명동본점, 여의도본점, 세우회본점 등 3곳에 위치해 있다.
KB국민은행은 2001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후 단일 건물의 통합사옥을 마련하기 위해 부지 매입을 추진해왔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도 2014년 11월 취임 당시부터 통합사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윤 회장은 취임식에서 "가능하면 임기 중에 통합사옥을 위한 첫 삽을 떴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통합사옥 추진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직접 챙기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의 통합사옥은 3전4기 끝에 얻은 결과다.
지난 2010년에는 여의도 IFC와 구 MBC 사옥을 인수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지난해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건물이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KB금융이 인수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에는 부영그룹이 가져갔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의 통합 계열사가 입주하기 위해서는 5만평 이상의 단일 건물이 필요한데, 이만한 규모의 매물을 찾기 힘들어 결정을 유보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결국 단일 건물의 통합사옥을 포기하고 타운형 통합사옥 마련으로 목표를 바꿨다.
◆여의도 'KB금융그룹타운' 형성 기대
KB국민은행은 통합사옥이 신축돼도 여의도본점은 그대로 운영돼 현재 여의도본점, 명동본점, 세우회본점등 3곳에서 여의도본점과 신축통합본점 등 2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소유 중인 명동본점에 대한 처분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KB국민은행이 이번 부지를 매입한 이유는 은행 본점과 인접한 뿐만 아니라 인근에 KB금융투자타워도 가까워 계열사 간 근거리 통합으로 KB금융그룹타운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KB생명보험과 KB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여의도 증권가에 위치한 KB금융투자타워로 이전했다. KB자산운용도 근처에 있고, KB금융이 인수를 추진 중인 현대증권 본사도 KB국민은행과 마주해있다.
KB금융지주는 이번 통합사옥 신축 결정으로 본점의 장기간 분리운영에 따른 임차비용과 무형의 손실이 해소되고 사업부문간 시너지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향후 불투명한 경제상황 및 국내외 금융기관의 사옥 마련 추이를 고려할 때, 단일 건물로의 전 계열사 통합보다는 미래상황 변화에 대처가 용이한 타운형 통합본점을 추진하게 됐다"며 "장기적인 조직 운영과 효율성 측면에서 한 단계 성장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