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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영의 명화 에세이] 내 왼손이 한 일을 내 오른손에게만큼은 칭찬하라-주디스 브라운

제 손은 참 못생겼습니다. 마디마디가 여자 손인데도 불구하고 굵고, 쭈글쭈글하기 까지 합니다. 핸드크림이라도 자주 발라야하는데 이상하게 자꾸 까먹어서 함께 있는 누군가가 발라야 같이 바르곤 합니다.

그래서 20대에는 '손이 예쁜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남자가 괜히 싫었습니다.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못된 심보라고 해야 할까요?

누군가가 제 못생긴 손을 보고, '열심히 살았던 손'이고 '부지런한 손'이라며 입바른 칭찬일지도 모르는 말을 해줄 때면 솔직히 듣기가 너무 좋더라고요. 늘 집안일과 회사일 그리고 무수히 많은 일을 해내고 있는 내 손에게 수고했다고 칭찬을 하고 싶어요.

그리고 여기 손을 매우 귀하게 사용하는 현대미술작가가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디스 브라운(Judith Braun)'이라는 여성 작가인데요.

그녀는 본인의 작품을 붓으로 그리지 않고 손가락을 활용해 완성합니다. 손에 흑연가루를 잔뜩 묻힌 채 손의 강약을 활용하며 표현하죠.







꾹꾹 누른 지문으로 손가락의 흩날림으로, 손바닥의 야무짐으로 , 그녀만의 세상이 신비롭게 펼쳐집니다. 그녀는 늘 자신의 작품의 재료를 다이아몬드 가루라고 이야기합니다. 연필심인 흑연과 다이아몬드는 같은 재료인 탄소로 이루어졌기 때문이죠. 같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관점은 제가 그녀에게서 배우는 또 하나의 작은 세상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수고한 화가 주디스 브라운의 손에게도, 한 해 동한 수고한 제 손에게도 한 번 더 감사하다고 해야겠어요. 오늘 만큼은 우리가 늘 알던 명언인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를 '내 왼손이 한 일을 내 오른손에게만큼은 칭찬하라.' 로 바꿔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소영(소통하는 그림연구소-빅피쉬 대표/출근길 명화 한 점, 그림은 위로다. 명화보기 좋은 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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