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과 은퇴자의 생존 미션 비교자료=미래에셋은퇴연구소
눈부신 지구를 한눈에 보고, 별들의 강(은하수)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우주. 겉으로 보기에는 한없이 아름다운 이곳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 순간 생사를 넘나드는 지옥일 뿐이다. 산소와 물, 먹거리가 없다면 1분 1초도 버티기 힘들다.
지난해 화제가 된 영화 '마션'. 지구로부터 2억2530만8160㎞ 떨어진 화성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기적의 서사를 유쾌한 터치로 그렸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이 영화에서 은퇴자의 모습을 발견한다.
김혜령 수석연구원은 미래에셋은퇴리포트 25호'SF 마션(Martian)에서 찾은 100세 은퇴자의 생존법'에서 "애초 한 달만 머물 예정이었으나 기약 없이 화성에서 살아야 했던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상황은 '당초 기대보다 오래 살 수 있게 된' 은퇴자의 현실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60세인 은퇴자들은 기대여명인 85세(25.14년)에 맞춰 은퇴준비를 하지만, 사망분포를 보면 85세 이상 생존하는 사람이 절반(50.3%)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한다.
김 연구원은 마션의 주인공이 발휘하는 기지(奇智)와 길어진 노후 해법의 공통점 다섯 가지를 제시했다. 공통점은 △정밀한 은퇴준비가 필요하고 △소득 없는 자산을 소득원으로 확보하고 △자산확대 △예비자산 확보 △사회 관계망 구축 등이다.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가장 먼저 식량, 산소, 물 등 물자를 확인하고 치밀한 생존계획을 세운다. 은퇴자들도 마찬가지다. 노후가 길수록 은퇴준비에서 작은 차이가 가져올 여파가 크고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화성인은 열발전기를 난방용으로, 화성 탐사장치를 교신용으로, 자원을 생존에 필요한 방식으로 이용한다. 은퇴자들은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거주용인 주택을 소득원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연금전환 특약' 통해 생명보험을 연금으로 받는다.
마크 와트니가 보급품인 감자를 보관하는 대신 농사를 지은 게 생존연장의 핵심이다. 은퇴자들도 자산의 소진 시점을 연장해야 한다. 60세부터 은퇴자산의 4%를 인출 시 수익률을 3%로 높이면 소진 기간이 28년으로 연장된다. 수익률이 4%이면 34년, 5%면 43년으로 길어진다. 25년 이상 길어진 노후 시간을 활용하면 장기투자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다.
화성인은 항상 여분을 두거나 비상용 장비를 갖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은퇴자들은 사고나 재해, 창업실패 이외에도 자녀결혼비용 등 예상을 초과할 수 있는 지출에도 주의해야 한다. 60세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발병 가능성을 고려해 건강보험은 인생 후기까지 유지해야 한다.
마션의 주인공은 교신장치를 만들어 지구 사람들과 통신하는 데 성공한다. 2015년 사회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60대 이상은 자원봉사나 친목·종교·사회단체에 참여하는 등 사회 관계망이 잘 구축되어야 삶의 만족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