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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자본시장과 규제

김문호



지난 1869년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 파인스트리트. '마커스 골드만(Marcus Goldman & Co.)'이란 회사가 등장했다.

독일계 유대인으로 미국에 이민 온 마커스 골드만이란 사람이 채권매매 중개 사업을 위해 세운 회사였다. 사무보조 소년과 오후만 되면 장례식장으로 일하러 가는 시간제 경리사원 2명. 골드만을 제외한 직원이 이렇게 3명이었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다. 당시엔 이름 없는 채권중개회사에 불과했던 이 회사를 모르는 사람이 현재 있을까. '마커스 골드만'은 바로 골드만삭스의 모태가 된 기업이다.

인간이나 기업 모두 무병장수를 꿈꾼다.

현존하는 세계 최장수 기업은 서기 578년에 설립된 일본의 공고구미(金剛組)라는 건설회사다. 설립된 지 무려 1400년이 훨씬 넘었다. 백제에서 건너간 목수 유중광이 시텐노우지라는 절을 지으면서 설립된 이 회사는 절과 성을 건축하고 유지·보수하는 특화된 건설업체다. 지난 95년 고베시를 강타한 대지진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은 건물이 바로 공고구미에서 지은 한 대웅전이었다고 하니 가히 그 기술력을 인정할 만하다.

일본에는1000년이 넘는 기업만 7개가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는 왜 이런 기업이 없을까. 안타까워만 하고 있을 일도 아니다. 지금이라도 제대로된 터전을 만들고,키운다면 100년, 1000년이 지나도 끄떡 없는 기업이 나올 것이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상상력과 창의성,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경제운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인공지능 알파고를 만든 구글 딥마인드와 같은 창조적인 기업을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 시작은 건전한 자본시장을 통해 모험 자본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모험자본이 각 산업 간 융합을 활성화시키는 매개자 역할을 하려면 금융의 자율적 성장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이 태어나고 자라서 사라지기는, 또 새롭게 태어나는 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려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금융 총 자산은 3268조원이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6배에 달한다.

자본시장은 공공성을 갖는다. 자본시장의 건전성과 투자자 보호를 위해선 규제도 필요한 부문이다.

다만 금융감독 당국도 창조적 혁신이란 측면에서 감독을 해야 한다. 세부적인 상품하나 내놓는 것 조차 심사를 받는 규제의 산업으로는 금융이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기 어렵다

'영원한 것은 없다(Everything Changes)'. 월가의 신화로 불린 존 템플턴 경이 남기고 떠난 성공 투자를 위한 십계명을 생각할 때다. 규제도 시대에 따라 바뀌기도 하고, 사라진 것이 생겨나기도 한다. 현실적인 규제와 자율이 강조되는 시기다.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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