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소금에 이어 설탕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식약처는 비만, 당뇨 등 성인병의 주범으로 꼽히는 당류 섭취 감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당류 섭취량은 아직 적정 섭취 수준 이하지만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섭취량이 급증하면서 소아 비만 등이 크게 증가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확산됨에 따른 조치다.
식약처는 이달 안에 당류 저감 목표와 저감 대상 식품을 선정하고 표시 방법 등을 홍보하는 내용을 담은 제1차 당류 저감 종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종합대책에는 당류 섭취 감소 캠페인을 펼쳐 국민의 인식 전환을 이끄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당류 저감 캠페인도 과거 나트륨 소비 감소를 위해 펼쳤던 공익광고와 포스터 등과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식약처가 나트륨 저감 정책을 실시한 결과 2005년 5257㎎이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이 2014년 3890㎎으로 9년 새 26%나 줄었다. 식약처 보거서에 따르면 2010~2014년 4년간 나트륨 저감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이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당류 섭취 감소 대책이 마련될 경우 설탕을 비롯한 인공감미료의 소비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천연당이나 과즙등이 대체제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식약처는 당류 섭취 저감 캠페인과 함께 쉐프, 요리연구가 등 전문가와 함께 당류를 조금만 넣어도 음식의 맛이 살 수 있는 레시피(조리법)나 단 맛을 내는 대체 재료를 사용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이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
커피, 과자, 가공식품, 음료 등에 함유된 당의 양을 소비자가 알아보기 쉽도록 표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당류를 줄이면서 비슷한 맛이 나게 하는 저감화 성분과 기술도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영국이 도입 계획을 시사한 '비만세'(설탕세)는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영국처럼 고도비만 환자 비중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책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08~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의 당류 섭취량은 평균적으로는 모든 연령대에서 적정 비율인 '에너지 섭취 적정 비율'(총 에너지 섭취량 대비 해당 당류 섭취의 적정범위) 10~20% 범위로 나타났다. 하지만 1~2세 19.3%, 3~5세 16.4%, 6~11세 13.9%, 12~18세 13.0% 등으로 나이가 어릴수록 섭취 비율이 높았다. 때문에 국내 분유업체들 역시 당 함량을 줄어야한다는 지적을 끈임없이 받은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월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2013년 기준으로 6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설탕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단맛 뭐?
*과즙-고기를 재울 때 물엿이나 설탕 대신 과즙을 이용하면 육질의 경화를 막아 부드러운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배, 파인애플, 키위를 착즙하거나 갈아낸 상태에서 베 등 천을 이용해 과즙만 추출해내면 된다. 파인애플의 경우 오랜기간 고기를 재워둘 경우 고기 조직이 과도하게 물러지기 쉬우므로 조리 전 넣는 것이 좋다. 배는 고기 양념에 함께 넣어 재우면 좋다.
*저칼로리 액상당-CJ제일제당이 최근 선보인 설탕보다 칼로리가 낮은 '알룰로스'를 활용한 저칼로리 액상당 '스위트리 알룰로스'는 기존 액상당의 칼로리를 10분의 1로 낮췄다. 함께 선보인 '알룰로스 올리고당'은 알룰로스에 올리고당을 6대 4 비율로 낮춰 칼로리가 기존 제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물엿이나 시럽 대신 스위트리 알룰로스를 요리에 넣을 경우 불고기는 약 13%, 연근 조림은 약 30%, 고구마 맛탕은 약 23% 칼로리가 감소한다.
*양파-양파를 적당한 크기로 썬 후 건조시켜 말린 양파와 껍질을 믹서기에 넣고 갈아 사용하면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낼 수 있다. 이렇게 양파 1개로 만든 이른바 양파설탕의 당도는 각설탕 5개와 맞먹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타가토스-설탕은 1g당 4kcal지만 타가토스는 1g당 1.5kcal에 불과하다. 타가토스 감미료는 설탕과 제형까지 유사해 기존 설탕 사용자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타가토스 제품은 국내에서는 CJ제일제당이 제조 판매중이며 유럽 수입 브랜드가 다수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