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가입자 평균 가입액, 은행比 증권사 10배 높아
은행·증권사 수익률 비슷할 전망…승패예측 '깜깜'
이달 셋째 주 금융권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단연 이슈였다. 14일 ISA 출시 이후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는 판매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렸고 불완전판매 의혹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ISA 출시 5일 만인 18일 기준 ISA 누적 가입자는 65만8040명, 3204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은행이 61만7215명으로 93.8%%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았고, 증권사는 4만634명(6.2%), 보험사는 182명(0.0%)으로 파악됐다.
다만 기관별 유치 금액은 은행이 1984억원(61.9%), 증권사 1219억원(38%), 보험사 2억원(0.1%)으로 증권사 쪽에 상대적으로 고액을 맡긴 고객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1인당 평균 가입액은 49만원 수준이지만 증권 300만원, 은행 32만원으로 증권이 은행의 10배에 달했다.
◆가입자 32만→11만→8만→7만 '급감'
ISA 하루 가입자 수는 갈수록 줄고 1인당 가입액은 늘고 있다.
ISA는 출시 첫날인 지난 14일 하루 만에 고객 32만2990명이 ISA에 가입, 금액은 109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ISA 판매 둘째 날 가입자는 11만1428명, 가입금액은 535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날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데 이어 셋째 날 가입자는 8만1005명으로 첫날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넷째 날과 다섯째 날은 각각 7만858명, 7만1759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은행의 가입자 점유율은 14일 96.7%에서 18일 93.8%로 낮아진 반면 같은 기간 증권사 가입자 점유율은 3.2%에서 6.2%로 확대됐다. 유치 금액별로도 은행은 73.2%에서 61.9%로 떨어진 반면 증권사는 26.7%에서 38%로 높아져 증권사에 '큰손' 고객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계좌유치 치중…'깡통고객' 다수
ISA 계좌는 한번 개설하면 장기간 유지해야 세제혜택을 볼 수 있다. 이에 금융사들은 ISA 고객이 장기고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출시 전부터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걸어 왔다. ISA 고객에 대한 우대금리와 수수료 혜택은 물론 골드바, 자동차, 여행상품 등 고가의 사은품이 등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ISA는 판매 첫 주 만에 가입자수 65만 명을 넘어섰다. 앞서 은행권의 ISA 사전 예약자가 100만명을 웃돌고 증권사도 10만명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50만명 이상의 추가 가입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입액이 1원에서 1만원 미만의 '깡통계좌'가 많아 '국민 자산 증식'이란 ISA의 목적이 희석되는데다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지는 등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에서 ISA를 가입한 A씨는 "대출을 알아보러 갔다가 직원의 권유로 ISA 계좌를 만들었다"며 "ISA 계좌를 3개월 후에 해지해도 좋으니 1만원만 넣고 가입해달라고 하기에 부담 없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흥행돌풍 이어갈지는 '미지수'
ISA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금융권 종사자들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나 증권사 모두 비슷한 상품으로 구성돼있어 특별히 차별성을 내세우는 전략보다는 다른 적금상품에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등 우회적으로 혜택을 제공해 고객을 모으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기자가 만난 10여명의 은행 직원 가운데 ISA에 가입한 직원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후 수익률을 따져 가입하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수익률 차이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퇴직연금 적립금 제도의 경우에도 은행별 수익률 차이는 0.1%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6월 이후 금융사별 ISA 수익률을 공개하고 ISA 계좌이동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품별 평균 수익률이 고객 이동에 영향을 크게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며 "각자 기대수익률에 만족하는지를 우선하고, 설령 기대수익률에 못 미치더라도 상품구성을 바꾸는 등 조정하면서 투자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