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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韓시장 삼키는 '왕서방'

원화채권 보유 국가별 비중자료=금융감독원, 하이투자증권



#"중국에서 1등 브랜드로 키워낼 겁니다. 한국 경영은 회장님이 계속 살펴주십시오."(신동일 중국 랑시그룹 회장) 지난해 9월 토종 유아복의 상징과 같은 아가방의 주인이 중국 기업으로 바뀐다는 소식이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켰다. 심각한 저출산 그리고 한국 산업에 침투하는 '차이나 머니'의 공세를 압축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가방앤컴퍼니는 매출이 2011년 204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영업손실을 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왕서방(중국 자본)'이 황소개구리처럼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국시장이 아닌 중국시장을 겨냥한 기업 투자와 인수이다. 중국에서 한국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가 인기를 끌다 보니 한국 기업의 힘을 빌려 자국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중국 기업이 많아진 탓이다.

채권시장에서는 한국 상장채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로 떠올랐다.

◆한국 기업 사냥 심상치 않아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국이나 홍콩 국적의 투자자가 '5%룰'에 따라 지분 5% 이상을 새로 취득하거나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가 지분 변동을 신고한 건수는 올 들어 15건이다.

웹젠, 소리바다, 넥스트아이, 한국콜마, 처음앤씨, 디지털옵틱, 덱스터 등이 먹잇감이었다.

웹젠은 NHN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2%가 중국 게임사 아워팜 계열의 '펀게임'에 팔렸다. 소리바다는 상하ISPC의 자회사로 홍콩 소재 유한회사인 ISPC가 지분 10.25%를 취득하면서 지배주주 지위를 얻었다. 연예기획사 심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6일 중국의 화이&조이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최대 주주가 변경될 예정이라는 공시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중국 자본이 적자 기업들까지 마다하지 않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단기간에 앞선 국내 기술력과 브랜드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투자 목적도 경영 참여를 통한 기술과 브랜드 활용이 대부분이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는 "2010년에 단순 지분투자 비율이 79%, 경영 참여 비율이 16%였는데 지금은 지분투자 52.9%, 경영 참여 47.1%로 판도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기업들은 중국 자본을 반기고 있다. 대부분의 코스닥 상장기업은 뛰어난 기술력에 비해 자본력이 취약하다. 중국 자본을 유치하면 중국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질 뿐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시장 개척 또한 한결 수월해진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큰 손들의 문의가 많다"며 "국내 기업 오너 입장에서도 최대주주 지분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고도 국내에서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제는 중국 자본이 호락호락 하지 않다는 점이다.

2005년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했을 때 4년 만에 손을 떼고 떠나면서 '먹튀' 의혹이 일었다. LCD업체 하이디스도 2002년 중국 비오이(BOE)에 매각됐지만 4년 만에 부도 처리되면서 핵심 기술과 일자리만 잃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자본의 성격 자체에 의구심을 갖는 시각도 있다.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 그룹인 태자당(太子黨) 자금이 흘러들어와 한국 기업을 자금 세탁 경로로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 '자본 차익을 노린 핫머니다'라는 식의 미확인 루머도 심심찮게 떠돈다.

그러나 법으로 외국인 투자를 제한하는 업종이 아니라면, 중국 자본을 차별대우할 근거도 없다.

◆중국 경계론...금융시장 판 흔들 수도

채권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으로 중국이 보유한 우리나라 상장채권은 17조5090억 원어치로 미국 보유분(14조3900억원)보다 3조 원가량 많았다.

중국이 한국 채권 최대 보유 국가로 올라선 것은 처음이다. 올 1월 말 기준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18조470억원, 17조4360억 원어치의 한국 상장채권을 보유해 미국이 약 6000억 원어치를 더 갖고 있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한국 상장채권 투자를 빠른 속도로 늘려 조만간 미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적잖다. 미 국채의 4분의 1을 보유한 중국이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에 걸핏하면 "미 국채를 팔아치우겠다"고 '협박'하는 것처럼, 중국이 한국 경제에서 갈수록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국비중은 26.0%로 미국 13.3% 보다 두배 가량 높다.

또 차이나 머니의 급속한 유입은 국내 자본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약발을 떨어뜨리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므로 경각심을 가지고 산업ㆍ금융 고도화 등 우리의 경쟁력 강화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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