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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의 브랜드 만들기] 출시 첫달 매출 64억 제과업계 신화된 마켓오 과자

노희영의 브랜드 만들기 6편- 마켓오 Market O 3부

노희영 YG푸즈 대표/히노컨설팅 대표



마켓오 제품들



시장에서 답을 찾아 제품화한 마켓오 제품들



새로운 과자를 만들겠다는 나의 결심은 기존 제과 시장에 쏟아진 비난으로 인해 더욱 견고해졌다. 당시 멜라민 과자 파동으로 인해 과자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분위기였고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그렇게 교육시키고 있었던 터라 신제품 과자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물론 오리온이 나 같은 무지한 아마추어에게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만들어 보라고 이야기하는 그런 무계획적인 회사는 절대 아니다. 당시의 공장 가동률을 철저히 계산해보니 비스킷 라인이 비어 있으니 그 곳에서 가능한 제품을 만들라는 주문이 내려왔다.

간혹 신제품 개발을 발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발명이라는 것은 우리 정도의 보통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에디슨 같은 세계 몇 명에 해당하는 이들의 몫이다. 대신 우리 같은 사람들은 상품개발의 답을 시장에서 찾아야 한다. 우선 시중에 나와있는 과자 중에 베스트셀러를 찾아보니, 초코파이를 포함한 초코칩 쿠키류가 대세였고, 감자칩, 새우깡, 에이스 크래커 등이 인기였다.

나는 나에게 주워진 비스킷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는 초코칩 쿠키를 개발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다고 기존의 초코칩 쿠키의 제조나 맛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초콜릿 맛이 나는 과자가 아니라 진짜 초콜릿을 넣은 과자였다. 음식을 만들 때나 과자를 만들 때나 원재료가 좋아야 한다는 나의 원칙은 일관되게 적용된다.

그렇게 선택한 나의 첫 과자는 브라우니였다. 그것은 초코칩 쿠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이었다. 그들이 좋아하는 초코칩을 더 많이 넣었고, 더 부드럽게 맛을 향상시켰다. 초코 대용품이 아닌 진짜 초콜릿을 넣기 위해 가격을 맞추는 단계에서 가나를 비롯하여 벨기에까지 전세계 여러 초콜릿을 모두 테스트 했다. 심지어 독일 쾰른의 과자 전시회까지 찾아가 박람회에 참여한 세계 각국의 모든 과자, 초콜릿을 시식하기도 했는데, 너무 갑자기 단 것을 많이 먹어서인지 머리가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서 같이 출장간 직원들과 함께 구석 공간 벤치에 누워있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즐겁고 또 무모한 도전이었다. 브라우니를 비롯한 나머지 과자들로 이런 단계를 거쳐 만들어 졌다. 포카칩을 상상하며 만든 것이 구운 감자칩인 '순수감자 프로마즈'이었고, 담백한 에이스 크래커를 상상하며 만든 것이 '워터크래커'이다.

새로운 과자를 만들었으니 파는 방법 또한 기존과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제품 매출의 키는 현장에 있다. 현장에서 판매하는 판촉 주부사원들이 프라이드를 갖고 본인들이 맛있어서 추천하고 파는 제품은 실패하지 않는다. 나는 오리온의 영업팀에게 그 분들을 대상으로 내가 직접 설명회를 하겠다고 했고, 신제품을 들고 전국을 순회시식행사를 열었다.

세상에 무조건 좋은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컨셉기획, R&D, 마케팅, 영업이 하나가 돼야 좋은 제품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고객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판촉 사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해서 개발된 마켓오는 연 매출 목표 100억원의 소박한 목표로 시작됐지만 첫 달 매출만 64억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당시 오리온 대표, R&D 부사장, 처음부터 끝까지 치열하게 함께 했던 마켓오 T/F팀, 영업팀, 익산의 공장장, 지금도 그 시간들이 눈에 선하고 한 명 한 명에게 모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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