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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혼수시장 거품 심각



본격적인 혼수시즌이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가구, 예물 등 혼수용품의 할인행사가 봇물을 이룬다. 정가대비 20~40%까지 '통큰' 할인경쟁을 즐기는 예비부부도 적지 않다. 그러나 혼수시장에는 정찰이란게 없다. 봄, 가을 혼수시즌이 아닐 때도 정가에 제품을 구입하는 사례가 없다는 이야기다.

정가가 버젓이 정해져 있지만 혼수시장에서는 매장 주인이 부르는 게 값이다. 물론 정가보다 10% 이상 낮은 가격이 대부분이다. 이쯤이면 혼수시장의 정찰제가 과연 존재하는지 의문이 들 법도 하다.

10년전쯤 일이다. 아현동, 논현동 등 서울시내 가구 거리를 둘러볼 때였다. 300만원대 침실세트의 가격을 물어보자 대리점주는 "현금으로 하면 추가 할인을 해주겠다"며 흥정을 시작했다. 결국 이 제품은 처음 10%에서 시작된 할인율이 30%까지 낮아졌다.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할 때의 흥정은 즐겁다. 그러나 가구를 구입하면서의 흥정은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었다.

'도대체 가격 거품이 얼마나 크길래 이렇게 낮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불쾌함의 원인이었다. '혹시 속아서 사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더해지자 구입이 망설여지기도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혼수시장의 거품은 여전하다. 가구공룡 이케아가 등장했을 때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왜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투명한 거래도 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이케아에서는 흥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은 철저히 정찰제를 지킨다. 가격을 속여 판매한다는 의심을 차단시킨 것이다. 최근 들어 대다수 브랜드 가구들도 이케아식의 대형 매장을 오픈하느라 분주하다. 물론 직영점 위주인 대형 체험형 매장은 철저히 정찰제지킨다. 그러나 'OO가구거리'로 명명된 곳들의 사정은 10년이라는 세월을 무색케 한다. 가구거리에 들어선 매장들은 대부분 브랜드 가구의 대리점들이다. 직영점에서는 정찰제를 유지하지만 대리점들은 흥정만 잘하면 얼마든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가구 대리점주들은 본사가 정찰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것을 환영한다. 대리점 납품가와 정찰가격의 차이가 클수록 점주들의 할인률도 올라간다. 이것이 바로 거품이다. 거품이 커질수록 소비자들의 신뢰는 낮아진다. 가구를 비롯한 혼수시장에 필요한 것은 이케아와 같은 대형매장이 아니라 이케아식 가격 정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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