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업 코스피 상승 기여율 기간 2월 12일~3월 30일자료=대신증권
코스피가 2000대를 넘나 드는 일등 공신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로 나타났다. 이들을 지수 계산에서 제외하면 코스피 2000은 꿈도 꾸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GDP)도 18.7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쏠림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증시 속담에 '덩치 큰 놈이 수레를 끈다'고 했다. 두 쌍두마차가 한국경제와 자본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현대차 코스피 상승 주도
시가총액 톱10 기업 가운데 3곳이 3년 새 순위 밖으로 밀렸다. 3년 동안 되레 기업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한국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신흥국들과 비교해 떨어지고,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세계 각국과 비교해 볼 때 여전히 낮다. 상장사들의 절대주가 하락 현상은 한국증시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이른바 '트리플 다운' 현상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명품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달랐다.
3월 31일 대신증권 등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저점을 기록한 지난 2월 12일 1835.28에서 30일 2002.14까지 오른 데는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있었다.
이 기간 15.75% 오른 삼성전자의 상승 기여율은 22.3%에 달했다. 주가도 130만원대에 안착했다.
'삼성'이라는 이름값 때문만은 아니다.
실적이 다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1·4분기 시장 기대치는 6조원대 이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으로 6조1700억원을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6조1000억원), 유진투자증권(6조500억원), 대신증권(6조원)도 6조원대 전망치를 제시했다.
IM(IT·모바일) 부문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갤럭시S7의 양호한 판매로 IM(IT·모바일) 부문 실적이 당초 예상을 크게 웃돌 것"이라며 IM 부문의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을 애초 예상보다 47% 높은 3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1·4분기 갤럭시S7의 출하가 1000만대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기여율은 3.8%나 됐다. 공기업인 한국전력(4.35%) 다음으로 컸다. 현대차는 이 기간 13.50% 올라 15만원대를 회복했다.
투자자들이 실적 회복에 베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의 1·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0조5353억원과 1조3322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 16.1% 줄어드는 것이다. 전 세계 가동률 하락과 재고부담 증가, 금융부문 수익성 하락 등의 영향 때문이다.
하지만 2·4분기는 달라질 전망이다.
이 증권사 주수홍 연구원은 "1·4분기 실적 부진에도 2·4분기부터 신차 효과와 가동률 개선, 통화 안정화 등으로 분기 실적이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어서 주가 상승세도 유지될 것"이라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9만원을 유지했다.
HMC투자증권 이명훈 연구원은 "이달 이후 주요 데이터의 개선과 이를 바탕으로 한 2·4분기 실적의 회복 가능성에 주목한다"며 "중국 공장의 판매가 신형 엘란트라의 생산 개시로 이달부터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외 기업별 코스피 기여도는 SK이노베이션(3.2%), 포스코(3.1%), NAVER(2.7%), LG화학(2.6%), 롯데케미칼(2.6%), S-Oil(2.3%), LG디스플레이(1.5%) 등이었다.
◆한국 GDP의 18% 차지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한국경제의 견인차이다.
삼성전자의 2015년 매출은 200조6534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명목GDP) 1558조6000억원의 12.87%에 달하는 규모이다.
현대차는 91조원대의 매출을 올려 GDP 비중이 5.90%에 달한다.
두 기업의 매출을 더하면 GDP 비중은 18.77%나 된다. 이들은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착공한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 건설에 오는 2018년까지 15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완공하면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 탄생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탕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 설비 투자에 내년까지 최대 9조원을 쏟아붓는다. 인천 송도에 건설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에도 2018년까지 850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차는 2018년까지 친환경차·스마트카 개발에 13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전문가들은 "특정 종목이 시장을 왜곡시킨다는 지적도 있지만 주가는 기업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