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먹거리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49.8%, 곡물자급률은 24.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32위다. 쌀을 제외한 대부분의 곡물이 100% 수입에 의존할만큼 식량자급률은 매우 심각하다.
이처럼 낮은 식량 자급률은 식자재 수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이전까지 식탁에 오르지 않던 품목의 수입이 크게 증가 추세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통 먹거리의 수확량이 낮아지면서 수입 의존도는 더욱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7일 '미국 알래스카산 황태채'를 유통업계 최초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명태는 강원도의 특산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해수 온도의 상승 등으로 어획량이 급감해 수입산이 급격히 늘어난 대표 품목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황태의 원물인 '명태' 국내 어획량은 1940년대 25만톤, 1970년대 7만톤, 2000년대 100톤 가량으로 감소했다. 2007년 이후 현재는 어획량이 1~2톤에 불과할 정도로 어족 자원이 고갈된 상태다.
그동안 명태는 러시아산이 주를 이뤘으나 러시아에서의 수입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높아 새로운 산지 발굴이 시급했었다. 롯데마트는 새로운 산지로 알래스카를 선택해 물량 부족과 단가 상승을 동시에 해결했다.
롯데마트가 선보이는 알래스카산 명태의 수입량도 2010년대 들어 크게 늘었다. 2012년 1456톤이었던 수입량은 지난해 5885톤으로 4년새 4배 가량 수입량이 늘었다.
수입산의 공세는 명태뿐만이 아니다. 캔 제품까지 등장한 연어의 경우 노르웨이산이 2012년대비 지난해 수입량이 160% 증가했다. 캐나다산 대게도 수입량이 147%나 증가했다.
'서민 생선'으로 불리던 고등어도 노르웨이산의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다. 2012년 1만8750톤이었던 노르웨이산 고등어 수입량은 지난해 2배 가까운 3만6160톤까지 급증했다.
식습관의 변화로 수입량이 증가한 품목도 있다. 양고기가 대표적이다. 호주산 양고기는 2011년 수입량이 10톤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32톤으로 5년새 730배나 수입량이 치솟았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양꼬치, 양갈비, 양고기 스테이크 등 다양한 메뉴의 저변이 확대된데 따른 것이다.
수입 과일류인 아보카도와 크렌베리의 지난해 수입량도 각각 2011년, 2012년 대비 291%, 1099%나 늘었다.
유통업계는 먹거리의 수입 증가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수온도 상승으로 국내에서 잡히는 어류가 과거 10년전과 확연히 달라졌다"며 "수산물에서 시작된 수입 먹거리의 증가는 식량 자급률이 낮은 국내의 현실상 앞으로 식탁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