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의 명언에서 유래한 네이밍을 적용한 아식스
모든 브랜드에는 의미가 있다. 브랜드는 제품의 특징을 담을수도 있고 기업의 철학을 알리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키덜트족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브랜드인 레고 역시 완구기업다운 철학이 담긴 네이밍을 적용했다. 레고는 덴마크어로 '잘 논다'라는 뜻의 'Leg Godt'에서 비롯된 말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소비자층을 확보한 장난감 기업 레고의 브랜드 핵심 철학을 담고 있다. 이처럼 브랜드명의 유래를 읽으면 브랜드의 특징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도 건강함을 추구하는 기업가치를 담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아식스의 브랜드명 'ASICS'는 로마의 시인 유베날리스가 남긴 '건강한 정신은 건강한 육체에서(MENS SANA IN CORPORE SANO)'라는 명언에서 '인간(MENS)'라는 단어를 보다 역동적인 뜻을 지닌 '생명(ANIMA)'로 바꾼 'ANIMA SANA IN CORPORE SANO'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아식스는 브랜드에 담긴 문구처럼 건강한 삶을 위한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무리하지 않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조깅과 러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러닝화에 특화된 것도 이 때문이다. 아식스는 러닝과 마라톤 등 육상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브랜드다. 마라톤 선수들 역시 아식스를 착용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돼지고기 브랜드 도드람은 순 우리말로 특정 지역의 지명이기도 하다. 도드람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도드람산' 설화에서 차용했다. 도드람산이라는 명칭은 병든 어머니를 위해 약을 구하려다 절벽에서 떨어지려는 효자의 목숨을 돼지가 울음소리를 내어 구했다는 설화에서 유래했다. 돼지의 옛말 '돋'을 본따서 '돋울음산'이라고 불렀던 것이 세월이 지나며 도드람으로 변경된 것. 돼지고기 브랜드 도드람은 돼지의 친근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도드람산의 이름을 본딴 것이다.
개별 제품 브랜드의 경우 제품의 특장점을 부각하기 위한 작명법을 쓰기도 한다. 특장점을 부각하는 경우 단어의 조합을 통해 브랜드 네이밍을 선정하는 사례가 많다.
LG전자의 주방 사업 브랜드 디오스(DIOS)는 'Deluxe(고급스러움), Intelligent(지적인), Optimum(최적의), Silent(조용한)' 등 제품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은 각각의 단어 첫 글자를 조합해 만들어졌다.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랜피딕'은 스코틀랜드 지역의 고어인 게일어로 계곡을 뜻하는 '글랜(Glen)'과 사슴을 뜻하는 '피딕(Fiddich)'을 조합한 것이다. 직역하면 '사슴이 있는 계곡'이라는 뜻으로 사슴이 서식할만큼 깨끗한 청정 지역의 물을 사용하여 만든 위스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