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분기에도 장밋빛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5조7904억 원이던 영업이익 전망치가 6조 원 가까이 늘었고, 일부 증권사는 전망치를 다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의 첫 데뷔작인 '갤럭시S7'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추가적인 파괴력을 낼지,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뀔지에 따라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주가추이는 전체 증시 전반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가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9024억 원이다.
한 달 전 5조7904억 원 보다 1.93%가 늘어난 것이다.
큰 변수가 없다면 6조 원 대 달성이 무난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장밋빛 실적 전망에는 '갤럭시S7'가 있다.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6에서 '갤럭시S7'의 스펙이 공개됐을 때만 해도 시장 반응은 경쟁모델들에 비해 부정적이었다. 하드웨에가 모바일 D램 용량이 3GB에서 4GB로 늘고,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 것 외에 크게 달라진 게 없어 "스펙보다는 가격에 초점을 맞췄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하드웨어 자체의 큰 변화가 없었지만 '갤럭시S6'의 여러 단점(불편한 그립감, 확장메모리 부재, 낮은 배터리 용량, 저조도에서 화질 저하)이 보완됐다. 또 엣지디스플레이 등 부품 공급도 원활했다.
가장 큰 변화는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스마트폰의 범용화(Commodity)와 고가폰 비중 축소라는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변화에 맞춰 전략을 다시 짰다.
'갤럭시S7'도 하드웨어의 변화보다는 소비자의 효용과 직접 맞닿아 있는 소프트웨어의 변화로 혁신을 이끌었다. 이는 가격경쟁력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됐다. 또한 휴대폰 부문의 마케팅비용 지출도 과거와 달리 효율화 전략이 구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혁신 없는 '아이폰6S'의 판매 부진 덕에 반사이익도 누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유종우 연구원은 "갤럭시S7의 경우 4.0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보급형 아이폰SE(16GB, 399달러)와도 경쟁이 가능한 가격 메리트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올해 판매 대수를 기존 3600만대에서 4100만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도 관건 포인트이다.
비주력 사업을 잇달아 정리하고 있는 데 이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 전환설 등 5부 능선을 넘었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그룹주 전반에 호재가 된다. 하나금융투자 오진원 연구원은 "'금산분리' 명분 등을 따져 볼 때 삼성물산-삼성전자의 분할 및 합병을 통해 제조 지주사를 만드는 것 보다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큰 상황이다"면서"삼성생명의 인적분할을 통한 금융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일단 삼성전자의 단기 주가흐름에 지배구조 이슈보다는 실적이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150만원 선을 넘느냐 여부는 2·4분기 실적이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155만원→165만원), 대신증권(149만원→153만원) IBK투자증권(148만원→152만원) 등이 목표가를 올렸다.
신한금융투자 소현철 연구원은 "2분기 LCD 패널과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9.2%증가한 5조7900억원으로 예상한다"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갤럭시 S7 효과가 크지만, 반도체와 IM의 근본적인 경쟁력이 생각보다 더 우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 점을 반영해 2016년 연간 매출은 201조6000원, 영업이익은 22조7000억원으로 각각0.3%, 5.9%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목표가는 연간 전망치 상향을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