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송병형의 딴생각] 전기차의 '갤럭시'를 기대한다

[송병형의 딴생각] 전기차의 '갤럭시'를 기대한다

송병형 글로벌뉴스부장직대



2010년 여름날의 기억이다. 얼리어답터 놀이에 빠져 있던 시절이라 애플이 한국에 아이폰을 출시한다는 소식에 한동안 들떠 있었다. 필자 뿐만이 아니었다. 주변 젊은 축에 드는 기자들도 아이폰을 화제로 올리곤 했다. 나오자마자 달려가서 사겠다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실제 대부분이 아이폰을 샀다.

불행히도 필자는 그들 속에 끼지 못했다. 사용하던 구형 핸드폰이 '돌연사'를 한 탓에 급히 또 다른 구형 핸드폰을 사야했기 때문이다. 한동안 다른 기자들의 섬세한 터치에 아이폰이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움을 삭혀야 했다.

그 뒤에도 필자는 아이폰을 구매하지 못했다. 아니 구매하지 않았다. 더 큰 화면을 가져서 시원해 보이는, 게다가 국산이라 고장나도 걱정이 덜한 제품이 더 나아보였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금 국산제품 중에서 가장 큰 화면의 갤럭시 제품을 쓴다.

6년이 지난 요즘 그때 기억이 되살아나는 것은 테슬라의 전기차 때문이다. 테슬라의 첫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는 지난 7일(미국시각) 예약판매 일주일만에 32만5000대 예약주문을 돌파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팔린 전기차의 수가 30만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놀라운 판매량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예약금이 1000 달러(약 115만원)니 테슬라가 일주일간 확보한 자금만 3억2500만 달러(약3750억원)다. 예약주문이 모두 판매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테슬라의 수입은 어마어마한 액수다. 옵션을 추가했을 때 테슬라가 얼마를 벌어들일 지는 독자들 스스로 계산해보면 좋겠다. 그래야 천문학적인 액수가 실감이 날 테니 말이다. 참고로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가 밝힌 모델3(옵션 추가)의 평균 가격은 4만2000 달러다.

이 천문학적인 액수에 한국 고객들의 돈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실제 페친들이 올리는 글에는 모델3를 예약주문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주변에는 모델3를 보면 예전 아이폰 열풍을 연상한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 필자도 몇 가지 장애만 없었다면 여기에 흔쾌히 동의했을 것이다.

우선 핸드폰과 자동차는 가격부터 차이가 난다. 2010년 100만원 미만의 지출로 아이폰을 살 수 있었다면, 모델3는 당장 내야하는 예약금만 100만원이 훌쩍 넘고, 언제 차량을 인도받을지 까마득하다. 테슬라조차 예상못한 주문 폭주라고 고백한 마당이니 과연 그들의 생산능력이 감당할지 의문이다.

모델3가 제때 한국으로 배달된다고 해도 걱정이다. 전기차라는 게 충전소가 없으면 주차장에 고히 모셔두어야 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구입하자마자 사용에 불편이 없었던 아이폰과는 여러모로 다른 상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1월에야 한국법인이 들어선데다 충전소나 매장 개설 등의 구체적인 밑그림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필자의 우려가 과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모델3가 전기차 시대를 열더라도 필자는 이번 역시 국내서 이에 버금가는 전기차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할 듯싶다. 이른바 '전기차의 갤럭시'와 같은 제품 말이다. 다만, 걱정은 된다. 충분한 사전준비작업이 없다면 갤럭시와 같은 성공작을 전기차에서는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충전소만 하더라도 미국에는 주요 고속도로에 200km간격으로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가 들어서고 있고, 네바다의 사막에는 값싼 배터리를 쏟아낼 기가팩토리가 건설 중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