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금액의 변화에 따른 성과자료=대신증권
한국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내년까지 3년 연속 2%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도 우리 정부의 전망치(기획재정부 3.1%, 한국은행 3.0%)보다 낮은 2.7%로 예상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현금의 가치가 부각된다. 주식시장에서도 기업 현금흐름이 중요 투자지표로 부각된다. 예기치 못한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경우 현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자금경색 위험이 커질 수 있어서다. 현금창출 능력은 배당을 늘리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주주가치를 높이는 정책의 바탕이 되기도 한다.
◆잉여현금흐름이 좋은 기업 주가도 좋아
14일 대신증권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후 비교가능한 시점인 2012년 1·4분기 이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잉여현금흐름에 따라 주가가 차별화됐다.
잉여현금흐름이란 기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에 대한 투자 등을 뺀 금액을 말한다.
2016년 6월 말 이후 4개 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였던 기업군은 28.6%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6.3%)보다 22.3%포인트의 초과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특히 잉여현금흐름이 전 분기보다 늘어난 기업은 투자성과가 더 좋았다. 4개 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인 기업 가운데 잉여현금흐름이 전 분기 대비 증가한 기업들은 2012년 6월 말 이후 40.8%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잉여현금흐름 기업군의 성과보다 12.2%포인트 높은 것이다.
영업활동현금흐름과 설비 등 투자금액이 함께 증가한 기업군은 63.0%의 누적수익률을 보였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늘었지만 설비 등 투자금액이 줄어든 기업군은 35.5%의 수익률을 냈다.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금액 모두 감소한 기업군은 23.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였던 기업군은 -10.7%의 누적수익률로 부진했다.
2012년 이후 16분기 동안 잉여현금흐름이 플러스인 기업군은 12번(75% 초과 상승 확률) 시장 대비 초과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신증권 조승빈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투자가 지속되며 더욱 성장하는 기업, 투자 효율성이 한층 높아져 많은 현금을 창출하는 기업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현금흐름 좋은 기업, 분배여력도 높아
분배 측면에서도 현금흐름은 좋은 투자 판단의 지표가 된다.
김상호 연구원은 "현재 한국 기업들의 이익과 현금흐름은 성숙기에 위치해 있다"면서 "이익이 감소하고 현금흐름은 증가하면서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이 맞춰진 시기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성숙기 기업들은 현금흐름 개선 유무가 주가 차별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전력의 비교에서 이를 알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순이익이 5847억9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1.8% 증가했다. 현금흐름은 2015년 1·4분기를 고점으로 부진한 모습니다. 주가도 지난해 2·4분기 말부터 부진한 모습니다. 현금흐름 둔화가 주주환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의 2015년 예상 배당금은 주당 2770원이었지만 실제 발표치는 1350원으로 기대치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반면, 한국전력은 2014년부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고 현금흐름도 개선됐다. 이는 주주환원 상승에 대한 기대로 이어져 주가도 2014년부터 우상향했다. 실제 한국전력은 지난해 시장 예상(1340원)을 뛰어넘는 3100원을 배당했다. 배당수익률도 컨센서스 2.7%보다 높은 6.2%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현금흐름 개선이 주주환원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