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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형의 딴생각] 구마모토 대지진과 세월호 2주기

[송병형의 딴생각] 구마모토 대지진과 세월호 2주기

송병형 글로벌뉴스부장직대



주말 내내 일본에서 끔찍한 재앙 소식이 전해진다. 땅이 완전히 뒤집어진 항공사진만으로도 구마모토 대지진의 위력이 어떠했는지 피부로 느껴진다. 일본의 지층에 지진을 부르는 활단층이 2000개를 넘는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지대 위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일본인과 비교하면 우리 국민들은 안전지대에 살고 있다. 아니 단지 비교대상이 일본만은 아닌 듯하다.

중국 역시 지난 2008년 쓰촨대지진으로 7만명 가까운 인명이 사라진 바 있다. 당시 수차례에 걸친 여진으로 중국은 지진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중국은 1976년 탕산대지진으로 대도시 하나가 괴멸된 아픈 기억도 있다. 당시 사망자만 25만명에 가까웠고 그 두배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만큼 잦지는 않지만 중국인들 역시 불안한 지층 위에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는 셈이다.

이처럼 적어도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있어서만큼은 우리 국민들이 일본인이나 중국인보다 월등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사회는 안전사회가 아니다. 스스로가 자초하는 '인재'를 극복하지 못한 까닭이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주기가 되는 날이자 두번째 '국민안전의 날'이었다. 이날 황교안 총리는 "우리가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 지금도 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다"고 고백했다.

세월호 참사는 곪아 있던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부른 인재였다. 참사 이후 2년 동안 정부가 한 일이 적은 것은 아니다. 황 총리 스스로의 평가를 빌면 재난안전관리체제를 전반적으로 개편해 컨트롤타워를 체계화했다. 또한 국민안전 전반에 걸친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만들었고, 안전관련 매뉴얼도 정비했다. 재난 현장에서 절실한 육상·해상 특수구조대의 규모도 늘어났고, 구난구호 장비들도 보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사회를 자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개개인이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지하고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하려고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 움직이려고 한다. 이같은 '관성의 법칙'이 단지 물리학에만 있지는 않은 듯하다. 사람들의 마음자세가 변하는 데에도 시일이 필요하다.

다행히 사람들의 의식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서울 시내를 다니다보면 공사현장에 '늦더라도 제대로 고치겠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지나치는 시민들의 표정에서는 불편한 시간이 늘어나는 데 대한 불만은 보이지 않는다. '빨리빨리' 문화가 사고의 원인임을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하룻밤 밤샘공사로 해치웠던 도로보수 공사가 며칠동안 차분하게 진행되는 모습도 이전에는 볼 수 없던 광경이다. 운전자들 역시 '왜 빨리 하지 않냐'는 불평을 하지 않는다.

이제 시작된 변화에 가속도가 붙는 일만 남았다. 머지않아 우리사회가 인재마저 극복한 안전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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