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의 예술이라 불리는 광고 세계에서는 짧은 찰나의 순간 크게 세 가지 과제를 만족시켜야한다. 첫째,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 둘째, '브랜드'와 '메시지'를 인지시키기. 마지막으로,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대중의 이목을 끌기 위해 유머 코드나 자극적인 소재를 담거나 인기 스타를 전면에 내세우는 등 광고계의 보이지 않는 경쟁이 뜨겁다. 이러한 흐름 속에 최근 차별화된 컨셉과 메시지를 담아 눈길을 끄는 광고들이 있다. 세계적인 명곡과 명작을 하나의 예술로 재탄생시킨 '오마주(Hommage)' 광고다.
'오마주'란 원래 프랑스어로 존경과 경의를 뜻한다. 주로 영화계에서 쓰이는 용어로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오마주' 광고는 소비자에게 세계적인 예술 작품에 대한 향수와 함께 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광고는 원작과 비교하는 재미를 주는 동시에 많은 이들의 기억에 깊게 남는다는 장점이 있다.
◆ 비틀즈의 'Yesterday' 탄생 스토리 재해석한 시몬스
최근 방영을 시작한 시몬스의 광고는 세기의 명곡으로 불리는 비틀즈의 예스터데이(Yesterday)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광고는 1870년부터 한 세기 반 동안 침대 역사를 만들어 온 시몬스가 새롭게 선보인 '숙면의 힘' 광고 시리즈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시몬스는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탄생 실화를 모티프로 삼았은 것이 특징이다. 세계 최초로 예스터데이의 음악 사용권을 허가받아 자체 연주곡을 광고에 옮겨 담았다.
꿈에서 깨어나 피아노 앞에서 곡을 완성시킨 광고 내용처럼 이 곡은 꿈속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꿈속에서 환상적인 현악 앙상블을 듣지 못했다면 세상 앞에 드러나지 못할 뻔했던 이 명곡 스토리에 감동한 시몬스 침대는 숙면의 위대한 힘과 그 가치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냈다.
이 광고는 비틀즈의 자체 음반 홍보를 제외하고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Yesterday'가 광고에 정식 삽입된 사례로 광고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 명화 에드워드 호퍼 작품 담아낸 SSG닷컴
명화를 오마주해 화제를 모은 광고도 있다. 잇단 패러디물을 생성할 정도로 SNS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광고의 주인공은 신세계 온라인몰 SSG닷컴이다.
SSG닷컴의 광고에서는 20세기 미국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의 1952년 작 '선로 옆 호텔(Hotel by a Railroad)'를 오마주한 씬이 등장한다. 호퍼 작품의 특징인 독특한 색감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스틸컷만 보면 정말 그림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독특한 영상 효과도 눈길을 끄는데 한몫한다. 여기에 광고 모델들의 무표정과 절제된 동작, 그리고 짧은 대사도 호퍼가 대공황기 무표정한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낸 것과 닮아있다.
작품을 오마주한 SSG닷컴 광고가 인기를 끌면서 광고뿐 아니라 대중문화계에서도 호퍼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호퍼를 오마주한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 '캐롤'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전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린 명곡 예스터데이를 세계 최초로 광고에 공개하게 된 만큼 비틀즈의 명성에 부합하기 위해 고민이 깊었다"며, "영화 같은 감각적인 영상과 클래식 음악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편곡이 비틀즈의 명곡의 가치를 잘 살려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