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지방 금융지주사들이 총자산과 순익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금융계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BNK·DGB·JB금융그룹은 장기적인 저금리 상황에서도 호실적 달성과 함께 자산건전성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대형 금융지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인수관련 비용 털고 실적 상승폭 넓혀
3대 지방 금융지주사의 작년 말 기준 총자산은 199조6945억원으로 200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덩치로서 맏형은 BNK금융그룹이다.
BNK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101조2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4855억원으로 전년보다 40% 감소했지만 2014년 말 경남은행 인수시 반영됐던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33.7%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DGB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은 58조666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2015년 1월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면서 발생했던 이익효과 134억원을 제하면 실질적으로 개선된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JB금융의 작년 말 총자산은 39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12.1%(4조3000억원)나 늘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65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87.6% 감소했다. 이는 2014년 광주은행 인수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이 소멸한데 따른 것이다.
이들 3대 지방 금융지주는 인수합병(M&A)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털어낸 올해부터 더욱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덩치가 가장 작은 JB금융의 경우 올해 1·4분기 5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전북은행은 전분기 대비 548.9% 늘어난 169억6800만원, 광주은행은 전분기 대비 32.6% 늘어난 286억7800만원의 당기순익을 각각 기록했다.
◆"취약업종 리스크, 관리 가능한 수준"
BNK·DGB·JB금융은 올해 조선과 해운을 비롯한 취약업종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 자산건전성 유지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선 조선·해운업체가 부산·울산·경남에 몰려 있는 BNK금융은 지난해부터 부실대출 관리를 위한 특별 조직개편을 단행, 내부등급법 도입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영봉 BNK금융 부사장은 "BNK금융의 총여신 규모 중 조선·해운 관련 여신은 3%대 수준"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실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갖고 있는 조선 부문 여신 잔액은 1조9799억 원, 해운업 관련 잔액은 6041억원으로 각각 전체 여신 중 3.1%, 0.9%를 차지하고 있다.
DGB금융도 지난 3월 '그룹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ERMS)'를 구축, 그룹의 경영관리 및 리스크 현황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JB금융은 지난해 충당금 쇼크에 시달리던 광주은행의 경영을 정상화시키면서 올해 1·4분기 은행의 핵심 이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전분기 대비 0.02%포인트 하락한 2.22%로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JB금융지주 관계자는 "JB금융은 조선과 해운업종 관련 익스포저가 크지 않아 향후 충당금 부담이 적고 기업 구조조정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매영업·핀테크·해외진출 '역점'
3대 지방지주는 올해 '규모의 성장'보다 '질(수익) 중심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BNK금융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NIM 개선 등 핵심이익 성장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한편 상대적으로 신용리스크가 적은 소매여신을 확대 추진할 계획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올해 초 부산은행 85개, 경남은행 70개 점포에 '소매영업팀장(BRM)'을 배치해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NK금융은 이와 함께 최근 롯데그룹의 유통망과 결합된 모바일 전문은행 '썸뱅크'를 선보이고,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로까지 업무영역을 넓히고 있다.
성세환 BNK금융 회장은 "썸뱅크를 고객지향 영업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모든 계열사의 서비스가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제공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은 올해 지난해 출범한 DGB생명의 영업기반을 확장, 비은행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방침이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은 최근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박 회장은 "3개 금융자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라인을 확대하겠다"며 "자산운용업 진출 등 필수사업 라인 확충을 위해 M&A를 추진하고 핀테크 대응 비즈모델 구축, 해외진출 역량 강화 등 기회요인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B금융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진출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 대표 출신인 김 한 회장이 증권사 인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올해 증권사 인수가 이뤄질 것이란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JB금융은 현재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 중소형 매물 증권사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JB금융이 자산운용사와 캐피탈 등 인수합병에서 연달아 성공한 점을 고려해 증권사 인수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JB금융 관계자는 "JB금융은 우리캐피탈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광주은행의 인수 효과가 반영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며 "JB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성공하면 은행, 캐피탈, 자산운용사에 증권사까지 거느린 금융지주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