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산층 몰락중…트럼피즘 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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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송병형기자] 트럼피즘(Trumpism, 미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대중의 열광적 지지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중산층의 몰락이 실제 확인됐다. 중산층은 전통적으로 자유주의 성향을 지닌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돼 왔다. 반대로 빈곤층과 상류층은 공화당의 지지세력이다. 중산층이 줄고 계층구조가 양극단에 몰리는 현상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다는 의미다.
12일 퓨리서치센터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0년 55%를 차지하던 중산층의 비율이 2014년 51%로 감소했다. 반면 빈곤층의 비율은 28%에서 29%로, 상류층의 비율은 17%에서 20%로 증가했다. 기존 중산층 가운데 일부가 빈곤층으로 떨어지거나 상류층으로 올라갔다는 이야기다.
중산층이 집중된 대도시 지역에서는 중산층의 몰락이 더욱 두드러졌다. 53개 대도시 지역에서 중산층 감소는 6% 이상이었다. 또한 전체 381개 대도시 지역 가운데 조사대상인 229개의 90%인 203개 지역에서 중산층이 감소했다. 2014년 기준으로 대도시 지역의 인구는 미국 전체 인구의 76%를 차지한다.
이번 조사결과 내용 중 중산층의 감소도 중요하지만 감소현상이 미국 전역, 특히 대도시 거의 전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더욱 중요하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대도시 지역의 소득 불평등 현상이 평균보다 낮기 때문이란 이유에서다. 퓨리서치센터는 실제 미국내 소득 불평등이 더욱 심각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중산층의 소득기준이 2000년보다 2014년 낮아졌다는 점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산층부터 빈곤층까지 소득이 줄어든 결과이기 때문이다. 중산층의 기준은 소득평균의 3분의 2에서 두배 사이다. 1999년 중산층 소득 평균은 7만7898 달러였지만 2014년에는 7만2919 달러로 떨어졌다. 그만큼 중산층의 소득구간이 아래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미국의 중산층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해 온 존재로 평가받는다. 미국 민주주의가 크게 진보했던 시기 중산층은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1971년 61%에 달할 정도였다. 이 시기는 미국 산업의 전성기와도 일치한다. 미국 산업의 흥망이 민주주의와 직결되는 문제인 것이다.
현재 트럼피즘 현상 역시 마찬가지다. 2009년 미국이 금융위기로 휘청이는 사이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하자 미국인들은 커다란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트럼프는 이같은 박탈감을 공략해 인기몰이 중이다. 그는 경선 기간 "더 이상 중국이 무역 흑자로 미국을 성폭행하게 놔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를 범죄자로 몰아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로 미국의 산업이 멕시코에 대해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