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 공포증 '케미포비아'가 확산되면서 화장품 성분에 대한 소비자들의 궁금증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천연 화장품을 표방하며 '6-Free', '6-無'가 표기된 브랜드도 증가하고 있다. 6-Free와 6-無는 여섯가지 유해성분을 뺐다는 의미다.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원료라는 점에서 이러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많다. 그러나 유해성분 6가지와 이 성분들이 일으킬 수 있는 유해성을 인지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그렇다면 6-Free에 포함된 성분들은 뭘까. 파라벤·벤조페논·인공향·광물성 원료·알콜·인공 색소가 6-Free에서 말하는 6가지 유해성분이다. 이중 전문가들이 가장 유해성이 높은 성분으로 꼽는 것은 파라벤과 벤조페논이다.
파라벤류는 쉽게 말해 화장품의 방부제다. 파라벤이 없는 화장품의 경우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사용하기 어렵다. 이중 메틸파라벤이 가장 광범위하게 쓰인다. 파라벤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하다. 에스트로겐을 촉진해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원인이 바로 파라벤이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25일 "케미포비아로 인해 화장품 성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라벤이나 벤조페논 등을 함유하지 않은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늘고 있지만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이러한 성분을 배제하고 제조하기 어렵다"며 "최근에는 화장품 성분을 알려주거나 특정 브랜드 화장품에 함유된 성분을 알려주는 앱도 늘고 있는 만큼 이를 참고해 피부타입에 맞는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학회도 파라벤의 유해성을 경고하고 있다. 한국 유방암학회는 최근 고농도 파라벤이 암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내 보건당국의 파라벤에 대한 허용기준은 깐깐한 편이다. 미국은 허용기준이 없다. 일본도 1%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파라벤의 국내 허용기준은 0.8%이다. 이는 환경기준이 까다로운 유럽과 동일한 수준이다.
벤조페논은 자외선 차단제에 많이 사용되는 성분이다. 벤조페논은 내분기계와 호르몬 이상, 눈시림과 알레르기 유발, 호흡기 소화기 장애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다. 유해등급 정도를 1~10까지로 한정할 때 8정도에 해당하는 높은 유해성을 지녔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벤조페논을 기형아 출산 가능성을 높이는 성분으로 규정하고 있다.
알콜과 광물성 오일은 건강에 이상을 주는 성분은 아니지만 피부트러블을 유발하기 쉽다. 알콜은 증발되면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광물성오일은 석유를 증류해 고체파라핀을 제거한 후 얻은 오일이다. 유분기가 많아 모공을 막을 수 있어 지성피부가 사용하면 모공이 막혀 여드름과 뾰루지 등이 생길 수 있다. 인공색소와 인공향 역시 화학물질을 원료로 하기 때문에 천연색소와 천연향에 비해 안전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