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이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소득은 다소 늘었지만 소비 증가폭이 더 작아 흑자가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가 가계경제에서도 재현된 것.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55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했다. 그러나 실질소득 증가율은 -0.2%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실질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질소득은 2011년 1분기(-0.3%)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였다.고용 둔화 때문에 근로소득은 0.3%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월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임대 소득이 증가, 사업소득은 3.3%나 늘었다.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무상으로 주는 저소득층 생계급여, 근로·자녀 장려금 등 이전소득은 0.7% 증가했다.
월세 부담 등으로 쓸 수 있는 돈이 적어지자 소비심리도 위축됐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6만9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하는데 그쳤다. 실질 기준으로는 0.4% 감소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 여기에서 다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증가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70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의 비중을 뜻하는 평균소비성향은 1분기 72.1%로 전년 동기 대비 0.3%P 하락했다.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부터 하락세를 거듭해 지난해 3분기(7∼9월)에는 역대 최저인 71.5%까지 떨어진 바 있다.
다른 항목의 소비 지출이 줄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가격이 오른 주류·담배 지출과 월세증가에 따른 주거비 지출은 크게 증가했다.
1분기 가계의 주류·담배 지출은 전년동기대비 22.2% 늘어난 월 3만5000원이었다. 주류 역시 8.3%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