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올해 1분기 가계통신비가 통신 서비스 지출이 늘었음에도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그만큼 이동통신기기 지출 비용이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3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1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국내 가구당 월 평균 통신 지출은 14만550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0.3%, 전 분기보다 6800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1분기 가계통신비를 다시 단말기 구입비인 통신장비 비용과 통신 요금인 통신서비스 비용으로 나눠보면, 장비 비용은 1만9600원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고, 통신서비스 비용은 12만5600원으로 전년대비 0.6% 소폭 증가했다.
통신요금이 올랐는데 가계통신비가 줄어든 것은 휴대폰 제조사의 경쟁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도입 후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단말기 출고가 낮추기에 돌입했다.
과거 이동통신사의 지원금 경쟁으로 최신·최고가 스마트폰만 구입했던 휴대폰 구입 형태도 중저가폰으로 확산되면서 스마트폰 과소비 경향도 줄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50만원 미만 중저가폰 판매 비중은 2013년 16.2%에서 올 3월에는 38.4%까지 높아졌다. 중저가폰 수도 2013년 3종에 불과했으나 올 3월에는 39종까지 늘었다.
지난 10일 애플은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를 국내에 본격 출시했고, 국내 기업들도 기존에 출시된 중저가폰을 내세우며 치열한 단말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만원대의'갤럭시J3'와 '갤럭시J5', 30만원대의'갤럭시J7' 등을 판매중이다. LG전자도 20~30만원대 가격의 'K10'과 'X스크린' 등으로 중저가폰 판매에 나섰고, 팬택도 내달 30만∼40만원대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통신서비스 비용이 12만원대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은 앞으로 정부의 개선과제로 보인다.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중저가폰 판매량 증가와 알뜰폰 시장 확대 등 소비자가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맨 결과로 전체 가계통신비가 줄어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통법으로 인한 정부의 지원금 제한으로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게 된 이통사만 이득을 봤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올 1분기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모두 전년 동기비 각각 15.3%, 7.4%, 5.2%씩 마케팅비용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아낀 마케팅비를 현재 시중의 데이터 요금제를 좀 더 세분화하는 등 추가 통신비 인하로 이어지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