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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푸드

[노희영의 브랜드 만들기]'비비고' 비빔밥을 세계화하다

노희영의 브랜드만들기 9편- 비비고 (bibigo) 1부

노희영 YG푸즈 대표/히노컨설팅 대표



'한식 세계화.'

이 말처럼 푸드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가 또 있을까. 비비고라는 프로젝트가 없었다면 내 인생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다. 비비고는 나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찍게 한 브랜드였다. 마켓오로 성공할 기회를 준 오리온을 떠나게 된 계기가 됐고 너무나 하고 싶었던 한식 세계화를 실현하게 한 최초 브랜드가 바로 비비고다.

당시 비비고는 CJ푸드빌만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CJ 그룹의 미래성장동력으로서의 야심찬 신규 사업으로 CJ제일제당의 투자와 더불어 전사적으로 기획된 매우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CJ제일제당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1위 식품 기업이라 수많은 해외 기업 브랜드가 들어올 때 마다 파트너사로 거론됐지만, CJ는 선대회장님의 유지인 '사업보국'의 뜻을 받들어 토종브랜드만을 고집해 왔었다. CJ는 CJ푸드빌을 통해 빕스(VIPS)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호텔이 아닌 캐주얼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게 했고, 뚜레쥬르, 투썸플레이스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한국 브랜드의 베이커리, 카페를 이미 성공시켜 왔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토대로 세계인에게 한식을 알리고 보급해 한식을 맥도널드화 하는 꿈으로 시작된 브랜드가 비비고다.

비비고 로고



한식을 알릴 대표 메뉴로는 비빔밥이 선택됐다. 비빔밥 한 그릇 안에는 한국의 계절 식재료와 숙성한 장 맛, 그리고 탄수화물, 단백질, 섬유소로 이뤄진 완벽한 영양 밸런스가 모두 담겨 있어 외국인에게 한국의 식문화와 건강식을 알리기에 적합했다. 그리고 한데 모든 것을 넣어 끓여내는 찌개보다는 식재료 하나하나를 육안으로 볼 수 있고, 그 각각의 맛과 한데 어우러진 맛을 모

두 눈으로 보고 혀로 느낄 수 있는 비빔밥은 한식을 외국인에게 어필하기에 비쥬얼 마케팅적으로도 최적의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막상 메뉴 개발에 들어가자 난관의 연속이었다. 한식의 맛은 바로 지어낸 따뜻한 밥, 바로 무친 햇나물, 보글보글 끓여내는 찌개, 그 안에 숨어있는 장맛에서 나온다. 이것이 한식의 가장 큰 장점이자 동시에 세계화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맛을 찍어내듯 조합하고 미리 사전준비해 만들어내는 대량 생산 브랜드를 기획하는 일은 해본 적도 없고 누구도 시도해 보지 않은 고행의 길이었다. 삶은 야채는 물이 생기고, 생야채는 비벼지지 않고, 국가별로 재료의 향과 식감이 조금씩 다르고…. '세계화!' 이 심플한 단어 뒤에 숨은 수만가지의 취향과 식성들…….

우리는 수많은 재료를 삶고 지지고 볶았고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등 시간 별로 수없이 홀딩 테스트를 통해 맛과 상태를 점검했다. 또한 안전한 돌솥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돌을 깎고 모양을 만들기를 반복했다.고객이 서서 주문하는 것부터 음식을 받을 때까지의 동선도 얼마나 많이 시뮬레이션 했는지 모른다.

어느 정도 확신이 들 때쯤 먼저 테스트를 위해 광화문에 첫 매장을 만들었다. 당시 인테리어는 마영범 교수가 맡았다. 가장 한식적인 것을 모던하게 풀어내는 작업이 이어졌다. 1층의 매장에는 한식을 패스트푸드처럼 간편하게 주문할 수 있는 테이크아웃 코너가 구성됐고, 따뜻한 나무와 돌 등의 질감으로 한국의 멋을 살린 매장 분위기 속에 편하게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이 1층 내부와 2층에 배치됐다. 한식의 우수성은 그대로 간직하되 보다 쉽게 접근 시키고자 했던 우리의 노력은 고객들의 긍정적인 평가로 힘을 얻었다. 이제 테스트는 끝났고, 실전인 글로벌로 나갈 차례가 됐다.

비비고의 비빔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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