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소주, 두부, 햄버거 가격 인상이후 주춤했던 소비재 가격 인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과자, 아이스크림, 여성용품(생리대)까지 줄줄이 가격인상 대열에 동참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초부터 가격인상설이 불거진 맥주 가격 인상도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과업체가 일제히 빙과류 가격을 10% 내외 인상한데 이어 삼양식품과 크라운제과가 스낵류의 가격을 올리며 릴레이 가격인상에 불을 붙였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4일 크라운제과는 빅파이 등 11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4% 인상하고, 땅콩카라멜 등 3개 제품의 중량을 평균 12.2% 줄인다고 발표했다. 콘초는 최고 20%나 올렸다. 삼양식품은 지난 4월 짱구와 사또밥의 가격을 30~44% 인상했다. 중량을 20% 수준 늘린 것을 감안해도 당 인상률은 두자릿수를 넘어선다.
지난해 유제품과 함께 대표적인 적자 품목으로 분류된 빙과류는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일제히 가격을 인상했다.
해태제과는 '부라보콘 화이트 바닐라' 등 4개 콘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1200원에서 1300원으로 8.3% 올렸다. 빙그레도 인기 품목에 대해 100원에서 500원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푸드와 롯데제과도 빠삐고, 설레임 등의 가격을 100원씩 올렸다.
크라운제과측은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대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반면 제품판매단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이중고로 인해 수익구조가 악화된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과 중량을 조정했다"며 "이들 제품은 3~5년만에 가격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격인상 후 거센 비난에 직면한 기업들도 있다. 롯데제과와 유한킴벌리가 장본인이다.
앞서 과자 가격을 인상한 롯데제과는 소비자 단체로부터 '꼼수인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롯데제과는 일부 제품을 증량하고 가격조정을 단행했다. 롯데제과는 비스킷 및 일부 빙과 제품 8종 가격을 인상하고 껌·초콜릿 등 8종은 가격을 인하했다. 제크, 빠다코코낫, 갸또 등 3종은 12.5%∼16.7% 가격을 올렸고 롯데샌드, 월드콘, 설레임 등 5종은 가격인상과 중량을 함께 늘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롯데제과가 중량을 늘린 껌과 사탕이 전체 매출품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9.0%, 5.3%인 반면, 가격이 오른 빙과류의 점유율은 19.6%"에 달한다며 비인기 제품의 가격은 낮추고 인기 제품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비판했다.
여성용품(생리대) 점유율 1위 유한킴벌리도 가격 인상 소식이 알려지면서 진땀을 뺐다. 유한킴벌리는 6월부터 매직쿠션 라인을 평균 7.5% 인상했다. 그러나 소비자 단체에서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는데 가격을 인상했다는 비난이 일자 하반기 저가 생리대 출시를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유한킴벌리의 가격인상은 SNS를 통해 생리대 구매비용이 없어 신발깔창을 쓴다는 소녀의 사연이 알려진 시점이어서 네티즌들까지 비난에 동참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신제품인 매직쿠션에 한해서만 가격을 인상한 것"이라며 "원가는 안정화되고 있지만 기술개발에 따른 신소재 사용으로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의 제조원가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소득층과 가격부담을 느끼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보를 위해 중저가 제품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소주가격 인상 이후 가격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온 맥주와 최근 가격인상이 없었던 라면이 다음 가격 인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맥주의 경우 저가 수입 맥주의 공세로 가격인상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