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와 고객이 모두 행복한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오가다' 최승윤 대표(33)의 바람이다. 오가다는 설립 8년차에 접어든 기업으로 '오가다'와 악마쉐이크로 알려진 '오쉐이크'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의 연배에 비해 오래된 연혁을 보고 그를 두고 '금수저'라 오해하는 이들도 많다. 그는 금수저라는 이야기에 손사래부터 친다.
최 대표는 20대 중반 남들이 한창 취업준비를 하던 시기 딴 생각을 했다.
"보다 자유로운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결론은 창업이었죠."
창업을 결심하고 수많은 창업 아이템 중 가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하던 그는 '한방차카페'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한방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기에 본초강목을 읽고 한의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2009년 첫 매장을 시청 인근에 열었다. 당시 매장 면적은 6.6㎡(2평)에 불과했지만 일대에서 유명 커피전문점보다 웨이팅이 긴 매장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생소한 아이템이 처음부터 고객에게 반향을 일으킨 건 아니었다. 매장 오픈 첫 날 오가다를 찾은 고객은 없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부족한 무언가를 찾아냈다. 바로 고객과의 소통이다. 26세 젊은 청년은 매장 앞에서 춤을 추고 목청껏 한방차의 장점을 부르짖었다. 그러자 고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이후 최 대표는 고객의 이름을 외우고 고객이 즐겨 마시는 음료를 기록하는 일을 수없이 반복하며 충성고객을 늘려나갔다.
'오가다'라는 브랜드는 '오고 가다'와 '다섯가지 아름다운 차'라는 두가지 의미가 담겼다. 여기에 음양오행의 기를 담은 차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오가다에서는 '강(강할 강)·호(호흡기호)·해(해독할 해)·미(아름다울 미)·려(고울 려)'라는 다섯가지 워터베이스를 먼저 선택한 후 차 종류를 추가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음료 하나를 주문하는데 다소 번거롭지만 건강한 차라는 콘셉트와는 부합한다. 예컨데 호흡기가 약한 고객이 '호 베이스'에 자신이 원하는 차를 선택하는 식이다.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배경도 이색적이다. 시청 인근에 청년장사꾼에 대한 소문이 퍼지자 주변에서 찾아와 매장을 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그렇게 매장을 하나하나 늘려나갔고 한방차로 해외진출이라는 쾌거까지 이뤄냈다. 현재 오가다는 일본에 3개 매장을 열었고 이달 중 미국 LA에도 첫 매장을 연다.
오가다를 성공한 브랜드 반열에 올려놓은 그는 지난해 제2 브랜드를 론칭했다. 바로 '오 쉐이크'다. 쉐이크 전문 매장인 오쉐이크는 1년여만에 매장수가 20개로 늘어날만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오가다와 오쉐이크는 동양과 서양의 대표 메뉴지만 본질은 같습니다. 오가다에서 건강해지는 기분을 느끼고 오쉐이크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이런게 '행복' 아닐까요."
자영업자에서 프랜차이즈 대표가 된 젊은 청년은 '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 오가다는 매년 청년이 행복해지는 창업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직영점 점주로 청년을 채용해 1년간 매장을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후 청년점주가 오가다 본사 입사를 희망하면 정식 채용도 가능하다.
최 대표는 앞으로 한방차를 RTD(병 페트, 캔 음료)로 상품화해 오가다를 종합식품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