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선수회 장윤창 회장./손진영 기자 son@
"스포츠는 감동의 드라마…희망의 메시지죠'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흔히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포츠를 통해 재미와 감동, 나아가 희망까지 얻고는 합니다. 그리고 그 희망의 중심에는 바로 스포츠 선수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국가대표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통해 또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내고자 오늘도 자신과 싸우며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한때 국가대표로 드라마를 쓴 사람들이 있습니다. 2011년 출범한 대한민국국가대표선수회(이하 국가대표선수회)입니다. 온 국민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이들은 이제 전직 국가대표 선수로서 후배들을 응원하고 대중과 스포츠의 즐거움을 나누고자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메트로신문은 얼마 남지 않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을 맞이해 국가대표선수회 장윤창 회장을 시작으로 국가대표선수회 회원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1980년대 한국 배구를 이야기할 때 빠트릴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장윤창이다. 1983년 3월에 창단한 고려증권 배구단에서 활약한 그는 1994년까지 프로 생활을 하며 한국 배구를 이끌었다. 프로 생활 이전인 1977년부터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장윤창은 1978년 방콕 아시안게임과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금메달, 그리고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은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배구사에 한 획을 남겼다.
1994년 현역 생활을 마감한 뒤에는 스포츠를 위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경기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로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으며 전직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봉사 단체를 꾸려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그리고 2011년부터는 국가대표선수회의 초대 회장으로 부임해 스포츠계의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대표선수회 장윤창 회장./손진영 기자 son@
"국가대표선수회는 태극마크를 달고 국위 선양을 했던 사람들, 국제 무대에서 시합에 참여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모임입니다. 국가대표로서 국민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역할과 함께 현역 은퇴 이후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길라잡이가 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국가대표선수회는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생긴 단체다. 그 전신은 국가대표 선수단의 봉사단체인 '함께하는 사람들'(현재는 전 마라톤 선수 황영조가 회장을 맡고 있음)이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해온 장윤창 회장은 "사회 봉사만 할 게 아니라 선수들을 위한 복지와 권리를 위해서도 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국가대표선수회를 구상하게 됐다.
스포츠 선수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를 꿈꾼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제 대회에 나가 땀과 노력의 결실을 맺는 것이 스포츠 선수들의 공통된 목표다. 그러나 태극마크의 영광은 영원하지 않다. 국가대표로 화려한 주목을 받은 이들이 현역에서 은퇴한 뒤 힘든 삶을 사는 경우도 많은 이유다.
장윤창 회장은 "현역에서 은퇴한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이후에도 잘 되는 건 불과 10%도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열악한 상황에 있는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재사회화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국가대표선수회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선수회는 다양한 봉사 활동과 함께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의 재능 기부에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
나아가 국가대표선수회는 엘리트 출신 체육인들이 자발적으로 생활 체육 보급을 위해 앞장서는 길도 마련하고 있다. 장윤창 회장은 "국가대표 출신 선수들이 대한민국 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하나로 뭉쳐서 무언가를 하는 것도 재능기부의 일부분"이라며 "우리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대중이 조금 더 스포츠를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국가대표선수회 장윤창 회장./손진영 기자 son@
국가대표선수회는 오는 8월에 열리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을 맞이해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준비 중이다. 6월 말에는 장윤창 회장을 비롯해 여자 핸드볼의 임오경, 스피드스케이팅의 제갈성령, 레슬링의 심권호 등 국가대표선수회 회원들이 함께 부른 올림픽 응원송을 발표한다. 올림픽 개막 30일 전에도 후배들을 위한 격려 행사를 기획해 준비 중이다. 또한 다음달 11일에는 스포츠 꿈나무들의 장학금 마련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격려금 마련을 위한 자선 골프 대회도 개최한다.
장윤창 회장은 스포츠가 다시금 희망의 메시지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기를 바란다. "IMF 때 박세리와 박찬호가 희망을 준 것처럼 스포츠는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희망은 꼭 금메달만으로 전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메달을 따지 못해도 '감동의 드라마'는 얼마든지 있거든요. 스포츠 그 자체로 희망을 전하는 것, 그것이 국가대표선수회가 해야 하는 일입니다."
◆ 국가대표선수회 장윤창 회장 프로필
1960년 충청남도 논산 출신. 인창고등학교-경기대학교 졸업. 1977년부터 1992년까지 배구 국가대표팀에서 활약. 1983년 고려증권 배구단에 입단에 1994년까지 현역으로 활동. 1978년 제8회 방콕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금메달, 1982년 제9회 뉴델리아시안게임 남자배구 금메달, 1986년 제10회 서울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은메달, 1990년 제11회 베이징아시안게임 남자배구 은메달. 1984년, 1990년 배구슈퍼리그 MVP 선정. 1994년 현역 은퇴 이후 조지워싱턴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한국체육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를 취득했으며 2003년부터 경기대학교 체육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2011년 국가대표선수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돼 선수회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