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비온 뒤 굳어진 비스트, 5인조 컴백
"장현승의 공백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
장현승의 팀 탈퇴로 5인조가 된 비스트가 1년 만에 정규 3집 음반 'HIGHLIGHT'로 컴백했다. 팀내 한 사람의 공백이 생긴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를 불식시키듯 '하이라이트' 음원은 공개되자마자 음반사이트 상위권에 진입하는 등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더욱 단단해진 팀워크를 자랑하는 비스트를 4일 성수동 큐브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무대에 서는 만큼 열정적인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로 등장한 비스트는 멤버 변화에 대해 입을 뗐다.
"음악적 성향의 차이가 컸던 것 같아요. 비스트가 서정적인 음악을 추구하는 팀인 반면, 현승이는 '트러블 메이커'와 같은 파워풀한 음악을 선호했던 것 같아요. 수차례 회의를 했고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팬분들께 직접 말하지 않고, 기사를 통해 멤버 변화를 알린 점 죄송하고요. 다섯 명 체제의 비스트도 열심히 활동할테니 지켜봐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손동운)"
다섯 명으로 서는 무대는 처음이다. 게다가 팀 내 퍼포먼스를 담당하던 장현승의 부재로 팀원들의 부담감도 상당했을 터.
양요섭은 "현승이의 공백이 아예 안보이게 할 수는 없겠지만, 빈 자리가 조금이나마 덜 느껴질 수 있게 팀원들이 100% 이상의 뭔가를 끄집어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며 "그 부분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했고, 무대를 보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은 비스트의 한층 성숙해진 음악적 성장을 반영했다. 그를 입증하듯 타이틀곡 '리본'은 공개 직후멜론, 엠넷, 올레뮤직, 지니 등 8개 실시간 음원차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스트의 메인 프로듀서 용준형을 중심으로 앨범 작업을 했으며 멤버 전원이 작사·작곡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앨범 작업은 다른 때보다 수월했던 것 같아요. 다같이 작업한 결과물을 모아서 플레이한 뒤 한곡이 끝날 때마다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했죠. 그러면서 앨범 수록 여부를 결정지었어요. 타이틀곡 '리본'의 경우는 일본 투어를 앞두고 일주일 전에 긴박하게 작업한 뒤 멤버들에게 공유했어요. 다행히 반응들이 좋더라고요.(용준형)"
컴백 타이틀곡 '리본'은 헤어진 이와의 관계를 풀어진 리본에 빗댄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빈티지한 바이올린 사운드와 다섯 멤버의 애절한 보이스가 쓸쓸한 감성을 한층 극대화한다.
용준형은 가사 내용에 대해 "'리본'이라는 주제만 정해놓고 오랜 시간 생각했었다. 당시 곡을 쓸 때의 주변상황(장현승의 팀 탈퇴)과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묻어났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보다 많은 분이 자신의 상황에 대입했을 때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야겠다가 우선적이었다"고 진솔하게 말했다.
이어 팝 R&B 장르의 곡을 타이틀로 정한 것에 대해 "현승이의 부재를 메꾸려고 오히려 임팩트 있는 곡을 선택했다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웠을 것 같다"며 "그동안 비스트가 해온 색깔과 우리가 가장 잘소화할 수 있는 걸 고려해 정했다. '리본' 무대를 통해서도 충분한 퍼포먼스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목소리나 창법은 깔끔하고 담담하게 말하는 것처럼 디렉팅했어요. 개인적인 견해로는 슬픈 가사를 전달할 때 감정 호소력이 짙어지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생각하거든요. 아, '리본' 마지막 부분에 요섭이가 애드리브하는 부분은 요섭이가 안무연습 때 즉흥적으로 흥얼거린 애드리브로 바꿔 수정녹음 했어요. 생각지도 않은 지점에서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저 또한 아직은 미숙하기 때문에 작업 후 멤버들에게 의견을 물어봐요. 그렇게 해서 나온 곡이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고요.(용준형)"
최근 있었던 같은 소속사 걸그룹 포미닛의 해체와 곧 있을 재계약과 관해서도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비스트는 올 10월 현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10대에 데뷔해 계약기간인 7년이 흘러 20대가 되면 누구나 많은 생각을 할 거예요. 비스트 자체는 문제없이 오랫동안 활동할 것 같아요. 회사와는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 결정을 해야겠지만요.(웃음) 포미닛이 해체했기 때문에 많은 팬분이 저희들도 걱정하시는데 굳이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윤두준)"
특히 양요섭과 이기광은 "비스트의 멤버 누구로 있었기 때문에 개인 활동도 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비스트를 파하면서까지 개인 활동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7년동안 함께해온 멤버들은 동료나 친구 이상의 존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끝으로 비스트는 이번 활동의 목표를 "좋은 성적, 상을 많이 받는 것과는 별개로 '아직 비스트가 열심히 노래하는 구나. 이 친구들의 노래는 지금도 들을만 하구나'라는 평을 듣는 것"이라며 "팬이 아닌 분들에게도 회자되는, 고루고루 많은 분께 사랑받는 게 이번 활동의 목표"라고 전했다.
데뷔 7년에도 변함없는 성실함으로 대중 앞에 서는 비스트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