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오는 16일(이하 한국시간)부터 후반기에 접어든다. 전반기를 마친 코리안 빅리거들에 대한 성적표도 나왔다. 현지에서는 대체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대호(34·시애틀 매리너스)는 지난 14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으로부터 시애틀의 전반기 최고 신인 선수로 선정됐다.
시애틀은 전반기 45승 44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로 반환점을 돌았다. MLB닷컴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선수가 7명에 이를 정도로 타선의 무게가 생긴 점을 시애틀의 무기로 꼽았다.
그 중심에 이대호가 있다. MLB닷컴은 "이대호는 전반기 시애틀의 가장 큰 놀라움이자 이제는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후보로도 거론된다"며 "그는 클러치 상황에서 능력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적시타로 승리 수훈 선수가 되기도 했다"고 칭찬했다.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도 연습 경기에서의 설움을 이겨내고 전반기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주목할 신인으로 꼽혔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12일 김현수를 전반기 볼티모어 최고의 신인으로 선정했다.
ESPN는 "거침없이 스윙하는 볼티모어 타선에서 김현수가 타석에서 보여주는 인내심은 새로운 발견이었다"며 "그는 2004년 라파엘 팔메이로 이후 삼진보다 볼넷이 더 많은 첫 볼티모어 주전 선수가 될 기회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세인트루이스 내에서 전반기 유일한 A등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14일 세인트루이스 선수들의 전반기 활약을 알파벳으로 등급을 매기면서 오승환에게만 유일하게 A등급을 부여했다.
이 매체는 "오승환은 유격수 알레드미스 디아스와 함께 올 시즌 즐거운 놀라움이었다"며 "한국과 일본에서의 기록은 인상적이었으나 그 기록이 빅리그에서도 적용될지는 누구도 몰랐다. 그 답은 '매우 좋았다'는 것"이라고 칭찬했다.
반면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는 시즌 초반 고공비행을 하다 결국 추락해 마이너리그행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MLB닷컴은 "지명타자 박병호는 뜨겁게 시즌을 시작했으나 슬럼프에 빠졌고, 지난 2일 마이너리그 트리플 A로 내려갔다"고 언급했다. 박병호는 하루빨리 타격감을 회복해 메이저리그에 복귀해야 한다는 숙제를 짊어진 채 후반기를 맞이하게 됐다.
한편 후반기에 가장 주목할 선수는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다. 성폭행 추문에 휘말린 그는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후반기 활약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현재까지 강정호에 대한 혐의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징계를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640일 만에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29·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제 컨디션을 회복해 전성기 때의 모습을 보여줄지도 후반기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