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가 자금을 쏴 국내 창업기업에 투자하도록 한 해외벤처캐피탈(VC) 외자유치펀드에 올해 들어 중국계가 몰려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13년 처음 결성된 외자유치펀드 조성액은 누적금액 기준으로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27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외자유치펀드 중에선 올해 들어 지난 1월 중국의 최고 VC인 포춘링크(Fortune Link&SV)가 1100억원의 펀드 조성을 끝냈다. 그동안 미국계 일색이던 외자유치펀드 중에서 중국계의 등장은 포춘링크가 처음이다. 여기에는 한국벤처투자가 운용하는 모태펀드 자금 400억원도 포함돼 있다. 외자유치펀드는 모태펀드가 펀드조성액의 최대 40%까지 투자하면 해외VC들이 나머지 자금을 끌어모아 국내 창업기업에 일정액을 투자하는 구조다. 유수의 해외VC들이 국내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모태펀드가 마중물 역할을 하는 셈이다.
또 지난달에는 중국 칭화대 자회사인 'Suzhou Tus-Financial Capital'과 중국 국영기업인 'CICC-REN Alliance'가 외자유치펀드를 추가 조성키로 했다. 여기에도 모태펀드가 각각 44억원, 220억원 투자됐다. 이에 따라 'Suzhou Tus-Financial Capital'과 'CICC-REN Alliance'는 최소 132억원, 770억원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성 완료된 11개와 추가로 자금을 모을 예정인 4개 등 총 15개의 외자유치펀드 가운데 중국계 3개 펀드가 모두 올해 모습을 드러냈다.
외자유치펀드 총 규모도 출자가 끝난 11개 펀드 9313억원, 추가 진행중인 4개 펀드 1061억원(예정)을 합하면 1조374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들 펀드에는 모태펀드 자금 총 1583억원이 들어갔다.
이들 펀드는 현재까지 국내 중소기업, 벤처기업 79곳에 총 1623억원을 투자했다.
기업평가 및 구인구직 플랫폼 잡플래닛의 경우 알토스 벤처스로부터의 초기 투자를 바탕으로 창업 1년 만에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잡플래닛은 알토스 벤처스의 투자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퀄컴벤처스 등 해외투자자로부터 후속투자를 끌어들이기도 했다.
모바일 부동산 플랫폼인 '직방'을 운영하는 채널브리즈와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도 초기 투자자인 알토스 벤처스가 투자기업들과 한국 벤처시장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해외투자자들에게 홍보한 결과 골드만삭스로부터 대형투자를 이끌어냈다.
온라인·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전문 회사 엔터메이트는 블루런 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은 후 대만, 중국 진출과 함께 코스닥시장 입성에도 성공했다.
중소기업청 박용순 벤처투자과장은 "벤처캐피탈이 기업들에 실제 투자하기까진 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펀드 운용 초기를 감안하면 향후 국내 투자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면서 "외자유치펀드는 단순한 투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해외 후속 투자 유치, 현지 네트워크 확보 등 창업자들에게 해외진출 파트너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