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사관학교, 창업체험점포 '꿈이룸'] 내 가게 '꿈이 현실로'
"점포 운영 경험이 없는 제가 처음부터 이렇게 좋은 입지에 가게를 열 수는 없었을 거예요. 꿈이룸 점포 안에서 나와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교감도 나누고, 다양한 시행착오를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어요. 이제 진짜 내 가게에서 열정을 쏟을 일만 남았네요."
서울 중랑구 묵동 자이아파트상가 1층 꿈이룸 '중랑점'에서 네일아트전문점 '그리다네일#'을 운영하고 있는 강정화 사장(44)은 4개월 동안의 점포체험 과정을 마무리하며 가슴 속에 희망을 품었다.
그는 자동차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며 창업의 꿈을 키워오다 중소기업청에서 진행하는 소상공인사관학교 모집공고에 눈이 번쩍 뜨였다.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고 최종 면접까지 통과, 3기 교육생에 합격하면서 새로운 미래로 발을 내디뎠다.
'그리다네일#'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셀프네일전문점'이다.
사업 아이디어는 홈쇼핑과 온라인마켓 등에서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셀프네일의 부작용에서 나왔다.
'저렴한 비용으로 쉽고, 빠르게, 전문가 처럼, 집에서도 연출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판매가 이뤄지지만 가장 중요한 지우는 방법이나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더라는 것.
강 씨는 "젤네일은 조심스럽게, 신경 써서 지우지 않으면 손톱이 손상되기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며 "실제로 네일숍을 찾는 손님들의 상당수가 셀프 네일 후 잘못된 제거 작업으로 손톱이 종잇장 처럼 얇아져 있거나 손상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 한 켠에 셀프코너를 마련하고 재료비 5000원~1만원 정도만 내고 손님이 직접 네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잘 모르는 부분은 전문가에게 얼마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고개를 갸웃하며 지나쳤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고 4개월 동안 100여 명의 손님들이 그의 가게를 다녀갔다.
'내가 과연 창업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강 씨는 소상공인사관학교를 통해 자신감으로 무장, 체험 기간 종료 후 곧바로 자신만의 네일전문점을 열 계획이다.
현재 강 씨를 비롯한 158명의 소상공인사관학교 3기 교육생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광역시의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상권에 구축된 총 19개 체험점포(브랜드명:꿈이 커지는 곳, 꿈이룸)에서 자신이 계획한 창업아이템으로 직접 사업을 운영 중에 있다.
체험점포는 예비창업자가 실제 점포를 직접 운영해 봄으로써, 사업모델에 대한 시장반응을 검증하고 경영노하우를 체득해 창업 초기에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교육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꿈이룸 점포에서 반려동물과 주인의 커플 목걸이와 팔찌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는 '도글' 홍솔아 씨(27) 역시 점포 체험을 통해 사업 기반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홍 씨는 "막연했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었고, 매장에서 손님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볼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해외유학파 창업자도 있다. 대전 은행동점에서 가방과 의류 등을 디자인해 판매하고 있는 국정윤 씨(31)는 이탈리아에서 가방과 패션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창업을 결심, 소상공인사관학교에 입학했다. 외국에서 오히려 우리 고유의 것이 가장 큰 경쟁력임을 확인한 그는 '유니쿡'이라는 브랜드로 색동가방, 한복 속바지 패턴의 배기바지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데 반응이 썩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꿈에 대한 도전은 장년창업자라고 다르지 않다.
부산 범일점의 '파란재봉틀' 김경선 씨(54)는 뒤늦게 자신의 손재주를 발견, 수제가방 제작으로 인생 2막의 꿈을 이뤄나가고 있다. 그는 20여 년 동안 만성신부전증으로 투병생활을 하면서 지친 심신과 우울증을 바느질을 통해 극복했고, 이제는 남다른 재능을 소상공인사관학교에서 사업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디자인은 물론 실용성까지 겸비한 김 씨의 가방은 부산시관광기념품공모전에서 특선작으로 선정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무형의 상품을 판매하는 창업자도 있다. 대구 삼덕점에서 '라온벌룬파티엔터테이너'를 운영하고 있는 박태진 씨(35)는 풍선을 장식이 아닌 '쇼(show)'에 사용하는 풍선파티전문가다.
풍선쇼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적도 있는 그는 최근 카타르에 초청 공연을 다녀오기도 했다. 박 씨는 풍선맨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풍선과 파티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파티연출과 이벤트 기획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 소상공인사관학교=신사업 분야의 준비된 소상공인 양성을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된 창업 프로그램이다. 중기청은 지난해 총 305명을 선발해 이론 교육, 점포 경영 체험, 전담 멘토링까지 패키지로 제공했다. 올해 1월 1기 졸업생 중 72.3%가 창업에 성공했다. 현재는 158명의 3기 교육생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광역시의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상권에 구축된 총 19개 체험점포 '꿈이룸'에서 계획한 창업아이템으로 직접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졸업 후에는 평가를 통해 창업자금(최대 1억원 한도, 융자)과 사업화자금(2500만원 이내, 자부담 50%)도 제공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