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 규모가 3500억 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대외채권은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받을 채권(대외채권)과 갚아야 할 채무(대외채무)의 차이를 나타낸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채권은 7495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188억 달러 늘었고, 대외채무는 3918억 달러로 같은 기간 25억 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대외채권 규모는 357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63억 달러 늘면서 사상 최대 규모로 집계됐다.
국제투자대조표는 한 나라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금융자산(대외투자)과 금융부채(외국인투자) 잔액을 보여준다. 대외채권과 채무 통계는 국제투자대조표상 금융자산(대외투자)과 금융부채(외국인투자)에서 직접투자(지분투자), 증권투자 중 주식·파생금융상품 등을 제외한 확정 금융자산과 부채를 나타낸다. 확정 금융자산과 부채는 만기·금리 등이 정해져 있는 대출금·차입금·채권·무역신용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재닛 옐런 의장의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 발언 등으로 외국인 자본의 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순대외채권 규모의 증가는 한국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다만 대외채무(외채)에서 단기외채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지난 6월 말 현재 전체 대외채무 3918억 달러 가운데 만기가 1년 이하인 단기외채는 1068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27.3% 증가했다. 최근 9개월 만 최고치다.
단기외채 비중은 경상수지·외환보유액과 함께 국가 대외지급능력을 측정하는 3대 지표로 꼽힌다. 만기 1년 미만의 회사채와 차입금은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때 한꺼번에 빠져나갈 위험이 높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외채 비중이 소폭 상승했지만 건전성 차원에선 양호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순대외금융자산 및 대외 금융자산·부채 추이./한은
한편 지난 6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를 뺀 값)은 2341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213억 달러 늘면서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분기 중 대외금융자산이 대외금융부채보다 더 크게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가 외국에 투자한 대외금융자산은 1조1938억 달러로 전분기 말보다 260억 달러 증가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는 9597억 달러로 47억 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경상수지 흑자의 영향으로 해외 증권투자와 직접투자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은 분기 기준 지난 2014년 9월 말 처음 플러스를 기록한 이후 대외금융자산이 대외금융부채를 초과하는 순자산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