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설립과 출연자금 마련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측근 인사들의 외압·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재단'과 관련된 또 다른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2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 소속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와 같은 당 위성곤 의원은 미르재단의 'K-Meal'사업에 대한 선정과정과 국가예산 지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검증을 촉구했다.
먼저 김 의원은 '(가칭)K-Meal 사업 준비 T/F 구성계획' 공문 등을 공개하며 미르재단이 농림축산식품부 식품 개발원조(ODA) 사업인 'K-Meal' 사업에 국비 출연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을 밀어내고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주장했다.
이 공문에 따르면 당초 'K-Meal' 사업은 한식 해외홍보와 ODA의 핵심 공공기관인 농식품부 산하 한식재단과 한국농어촌공사가 사업 추진 핵심기관으로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사업 추진과정에서 이들 기관은 빠지고 미르재단이 포함됐다.
농식품부는 이 사업을 '개도국 발전 및 식량난 해결을 돕고 한식도 함께 소개'하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3개국(우간다·에티오피아·케냐) 농업부와 농식품분야 ODA에 대한 MOU 체결'을 구체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다.
때문에 사업 취지와 목적을 감안하면 연간 130억 원의 국비출연을 받으며 한식문화 홍보 사업을 맡고 있는 농식품부 산하 한식재단이 'K-Meal' 사업을 추진하는 게 맞다는 것이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실제로 올해 2월 16일 공문으로 등록된 'K-Meal TF 구성계획' 공문에도 한식재단이 푸드트럭 메뉴구성과 책임셰프, 보조조리원 등 인력 섭외를 총괄하는 역할로 한식홍보반에 편재돼 있었다"며 "일부 드러난 정부 자료만으로도 K-Meal 사업은 미르재단을 위한 변칙 ODA 사업임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위 의원은 정부가 미르재단이 개발한 쌀가공제품을 국가예산으로 구입하고 예산항목까지 바꿔가며 아프리카 국가들에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 의원이 농식품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28일부터 6월 2일까지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에서 'K-Meal' 출범행사와 시범사업을 개최했다.
그런데 농식품부는 이 사업을 ODA 사업이 아닌 수출농식품홍보 사업의 세부 내역사업인 소비자체험 예산으로 추진했다. 수출홍보목적인 해외소비자체험 예산을 공적개발원조를 주목적으로 사업에 사용하는 것은 예산의 목적과 맞지 않다는 것이 위 의원의 지적이다.
위 의원은 "K-Meal사업은 국가재정법이 규정하는 예산의 목적 외 사용금지 위반에 해당된다고 판단된다"며 "이러한 법 위반에 고위공직자와 미르재단 등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를 철저히 검증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