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관할하는 댐의 고장계측기 중 절반 가량이 고장나 댐 위험상황 감지를 위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이훈(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이 관리하는 전국의 수력발전소 및 양수발전소 댐 21개에 설치된 고장계측기 2006개 중 959개(48%)가 고장으로 인해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계측기는 댐의 침하나 뒤틀림, 누수정도를 가름하는 역할을 한다.
이 의원에 따르면 댐 계측기의 고장률이 가장 높은 곳은 청송양수 하부댐으로 설치된 계측기 178기 중 149기가 고장나 83.7%의 고장률을 기록했다.
이어 산청양수 상부댐이 75.9%를, 무주양수 상부댐이 75.4%를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영향을 주는 춘천댐과 팔당댐도 각각 72.7%, 71.1%의 고장률을 나타냈다.
계측기별로 살펴보면 댐에 설치되는 총 25가지 계측기종 중 단 한 기도 운영되지 않는 계측기는 각변위계, 내공변위계, 액체침하계, 연속침하계와 자동층별침하계로 5종에 달했다.
반면 100% 운영 중인 계측기종은 누수량계, 양압력계, 외부변위계와 탁도계로 단 4종에 불과했다.
댐에 설치되는 계측기는 통상 10년 이상으로 사용연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설치된 지 10년이 지난 계측기는 1075기로 절반이 넘었고 이중 823기가 고장상태라 10년 이상인 계측장비의 고장률이 76.6%에 달했다. 심지어 설치된 지 20년 이상인 계측기도 64기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10년 미만인 계측기도 총 931기 중 136기가 고장나 계측장비 고장률이 14.6%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의원은 "계측기는 댐에 이상이 있거나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초기대처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 장비"라며 "정부와 한수원은 종합적인 실태조사와 함께 현재 대응방안이 적절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