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들도 저렴한 알뜰폰(MVNO) 요금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근 알뜰폰 업체들이 다양한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를 내놓으며 가입자 유치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0원 요금제'로 열풍을 일으킨 에넥스텔레콤, CJ헬로모바일 등이 이달 들어 대용량 데이터를 저렴하게 쓸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반기고 있다.
0원 요금제인 'A제로요금제'로 유명세를 탄 에넥스텔레콤은 이달 중순 '제2의 0원 요금제'를 선보인다. 2년 약정 시 기본료 0원에 무료 데이터 100메가바이트(MB)를 제공하며, 약정을 하지 않을 경우 1100원(부가세포함)을 내면 된다. 기존 3G만 가입이 가능했던 0원 요금제를 LTE 이용자들도 가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CJ헬로비전의 자회사인 헬로모바일은 지난 2일부터 31일까지 이달 한 달여간 한시적으로 월 3만3000원에 음성, 문자,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요금제 가입신청을 받는다.
'더 착한데이터 유심 10GB' 요금제는 유무선 음성통화 및 문자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데이터는 10기가바이트(GB) 기본제공에 기본 제공량 초과시 하루 2GB(3Mbps로 속도제어)를 추가로 주는 내용이 골자다.
이는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요금제와 비교하면 두 배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실제로 KT의 '데이터 선택 65.8' 요금제는 '더 착한데이터 유심 10GB'와 같은 조건에 6만5890원이어서 두 배가까이 요금이 비싸다. 파격적인 요금제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프로모션 첫날인 지난 2일에는 신규요금제 예약가입자가 3000여명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링크는 지난달 31일 새로운 데이터 요금제 3종을 출시했다. 'LTE 음성다(多) 유심요금제'는 음성통화와 문자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고, 데이터 사용량을 300MB와 1.2기가바이트(GB) 및 3.5GB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월 요금은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각각 2만2990원, 2만8930원, 3만7950원이다.
직장인 이영진(29)씨는 "그간 알뜰폰은 데이터를 별로 안쓰는 어르신 전용 요금제라고 생각했다"며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가 나오면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2030세대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알뜰폰의 점유율은 지난해 12월 10%를 넘은 이후로 성장이 주춤한 상태다. 알뜰폰 시장 성장을 견인했던 3세대(3G) 가입회선 수가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
알뜰폰에 가입한 고객들의 이탈 현상도 알뜰폰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의원이 미래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를 이동하는 건수는 2014년 3분기(29만6444건)를 기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올해 1분기 28만1988건으로 감소한 데 이어, 2분기에는 21만8149건으로 줄었다.
반면 알뜰폰에 가입해도 다시 이동통신 3사로 번호를 옮기는 '리턴' 현상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2012년 2분기 299건에서 올해 2분기에만 12만7133건으로 급격하게 이탈 고객이 증가했다.
올 하반기에 알뜰폰 업체들이 연이어 파격적인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 배경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알뜰폰을 다시 쓰는 고객보다는 이동통신 3사로 돌아가는 일이 많다"며 "요금과 서비스에 신경쓰지 않으면 성장정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알뜰폰 업계는 향후에도 이동통신 가입자 중 비율이 높은 LTE요금제를 다양하게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높여 고객 이탈 현상을 줄이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또한 도매대가 인하 및 전파사용료 감면 연장 등 알뜰폰 활성화 정책으로 힘을 보태며 이동통신사와의 경쟁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