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이 차에 올라타고 있다. / 김나인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그룹 압수수색을 실시한 다음날인 9일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 협의회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열렸다. 사장단들은 '최순실 게이트' 질문에는 침묵을 유지하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삼성 사장단은 매주 수요일 오전 강남구 서초사옥에서 명사의 강연을 듣는 자리를 열고 있다.
이날 정칠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은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압수수색 관련 얘기가 나왔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 나왔다"고 답하며 선을 그었다.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역시 "평소와 다름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하며, 검찰 압수수색 등과 관련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압수수색이 있었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사장단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된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선을 그었다.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딸의 제일기획 부정 채용 의혹에 대해 답을 하지 않고 사옥을 빠져나갔다.
김영기 삼성전자 무선네트워크사업부 사장 또한 오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 최순실과 연관이 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전날 오전 최순실 게이트 특별수사본부는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서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삼성이 본사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삼성은 최순실씨와 딸 정유라씨 모녀의 회사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를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한승마협회회장을 맡고 있어 검찰로부터 압수수색 대상이 됐던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은 협의회 강연자리에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사장단은 박 사장과 관련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김재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생체인식의 동향과 이슈'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