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란 시즌이 끝나고 구단 관계자들이 스토브(stoveㆍ난로) 앞에 모여 앉아 트레이드와 선수 계약 등을 흥정한다는 것으로 말한다.
스토브리그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7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18명 중 FA 권리 행사의 승인을 신청한 선수 15명의 명단을 10일 공시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11일부터 FA 들과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
올 겨울 FA 시장에는 유난히 대어가 많다. 현재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은 이현승, 김재호, 이원석(이상 두산), 용덕한, 조영훈(이상 NC), 봉중근, 우규민, 정성훈(이상 LG), 양현종, 나지완(이상 KIA), 김광현(SK), 황재균(롯데), 차우찬, 최형우(이상 삼성), 이진영(케이티) 등이다.
이중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등 이른바 '빅 3' 투수에게 눈길이 먼저 간다. '빅 3'는 모두 좌투수들이다. 하나 같이 선발 10승은 따놓은 당상이다. '타고투저' 현상으로 투수들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 상태. 타자 쪽에선 단연 최형우가 돋보인다. 어쩌면 이들이 올해 프로야구 몸값 100억원 시대를 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첫 날부터 대형계약 발표
이번 겨울 FA 시장은 지난해와 달리 일주일간 진행되던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기간이 없다. 이로인해 각 구단들은 잡고 싶은 선수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한다.
이 때문에 FA 시장 개막 첫 날인 11일에 계약 소식이 들려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FA 최대어들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다 '알짜 선수'들은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어 곧바로 계약 소식이 들려오기 힘들 수 있다.
최대어로 손꼽히는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최형우의 경우 국내에 잔류할 경우 몸값이 1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박석민이 NC와 계약하면서 4년간 최대 96억원을 받았다. 이는 FA 역대 최고액이다.
◆'빅4'해외 진출 vs국내 잔류
김광현과 양현종, 차우찬 뿐 아니라 최형우도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김광현과 차우찬의 경우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지난 8일 KBO에 신분조회 요청을 했다. 시즌 내내 양현종과 최형우를 살펴보기 위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이들이 해외 진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KBO리그에 잔류하면 100억원 몸값을 노려볼 수 있어 국내 잔류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해외 구단들이 제시하는 조건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국내에 남을 가능성도 있다.
김광현과 양현종의 원 소속구단인 SK와 KIA는 이들이 국내에 잔류할 경우 다른 구단에 내줄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팀의 간판 타자인 최정에게 4년간 86억원을 안겼던 SK는 굳건한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광현이 국내에 잔류할 경우 최소 최정 이상의 몸값을 안기겠다는 생각이다.
이들의 거취는 적어도 오는 12월 5일(한국시간) 개막하는 MLB 윈터미팅이 끝난 후 결정될 가능성 높다. 이들이 해외 구단들에게 구체적인 제안을 받은 후에 국내 구단도 한층 본격적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준척급 FA도 즐비하다
이번 스토브리그가 관심을 끄는 것은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준척급 FA도 많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선발투수 자원은 우규민이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6승11패 평균자책점 4.91로 주춤했지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 자릿수 승수를 거뒀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두산에서도 매력적인 준척급 FA들이 나왔다. 안정적인 수비에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3할을 달성한 김재호는 올해 두산 주장으로서 리더십까지 선보였다. 뒷문이 고민인 팀에는 올해 25세이브를 거둔 이현승이 매력적인 카드다.
올해 타율 0.308 25홈런 90타점을 기록한 나지완도 타선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FA다.'빅4'에게는 해외 진출이 걸려있는 만큼 오히려 준척급 FA의 계약 소식이 더 빨리 들려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