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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책

다니엘 아이젠버그 교수 "스타트업(늘리기)보단 스케일업이 더 중요"

미국 밥슨 컬리지 석좌교수 "경쟁력 없는 나라가 스타트업 많다"

다니엘 아이젠버그 교수/김승호



다니엘 아이젠버그 미국 밥슨 컬리지 석좌교수(사진)가 우리나라의 창업 제도와 환경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11년간 기업가정신을 강의한 아이젠버그 교수는 '하버드 창업가 바이블'이란 책을 써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있는 인물이다. 이스라엘에서는 22년간 사업을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2013년에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사로도 나섰다.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전 세계를 돌기도 했다. 창업가, 교수, 투자자, 연구자, 정책자문가 등을 두루 거친 그다.

14일 중소기업청과 글로벌기업가정신네트워크가 주최하고 미국 카우프만재단이 후원하는 '2016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 한국행사'에서 기조연설로 나선 아이젠버그 교수는 "가장 경쟁력이 있는 국가는 오히려 스타트업(창업기업) 수가 적다. 경쟁력 없는 나라일 수록 스타트업이 많이 생긴다. 이는 (시스템 등이)최적화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의사가 많을 수록 보건의료(서비스)가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많이 생기고, 많이 망하는 '다생다사'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우리나라다.

중기청에 따르면 올해 3·4분기에만 2만3406개의 법인이 새로 생겼다. 이는 3분기 실적 기준으론 역대 최대치다. 하지만 기업의 수명은 매우 짧다. 2013년 현재 우리나라 기업들이 3년 이상 생존할 확률은 고작 41%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국 주요 회원국 중 최하위다.

스타트업이 많다고 우리나라의 벤처 생태계가 좋다고 볼 수 없는 것도 이때문이다.

특히 그는 창업을 많이 독려하기보단 창업기업들이 몸집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젠 '스타트업'이 아니라 '스케일업'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젠버그 교수는 "혁신을 가르치기보단 세일즈(판매)에 대해 가르쳐야한다. 스케일(을 키우는 것)의 80%는 세일즈다. 스케일이 커지면 기업이 알아서 (사업을)한다. 한국도 여러 (중소기업)지원프로그램을 (기업)규모를 키우는데 맞춘다면 다른 부수적인 문제는 모두 해결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니엘 아이젠버그 교수/김승호



그는 기업가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라고 말했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사업을 하는 것은 기술적 과정이다. 기업가라고 하더라도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실패로부터 배웠다', '실패하지 않았다면 교훈도 없다', '실패를 해도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실패와 성공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이 필수 요소를 자문해주고,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고, 효율성을 도모해 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 덴마크를 예로 들었다. '한번 실패는 영원한 실패'로 간주하는 우리나라 사회의 인식에 일침을 가하는 말이다.

창업 자금의 대부분을 은행에서 빌리고, 정부가 주도하는 창업 정책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아이젠버그 교수는 "은행의 최대 관심사는 빚을 갚을 수 있느냐다. 은행에서 (기업들에게)대출을 해 주는 것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면서 "정부가 창업을 하라고 (독려)할 필요도 없다. 생태계가 잘돼 있다면 교수, 연구원, 회사 중역, 청년들이 알아서 창업한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보스턴, 이스라엘이 대표적이다. 이스라엘은 아예 스타트업 정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시장이 있다고 특정 기업에게 혜택을 줄 필요도 없다. 작은 회사든, 큰 회사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만 조성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실리콘밸리는 특정한 지역에서 일어난 현상이다. 모든 나라에서 실리콘밸리가 있을 수는 없다. 지역에 (정책 등의)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이스라엘의 모델을 들여와 창업 생태계를 만들려고 하는 현 우리나라 정책 방향에도 도움이 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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