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15일 주주총회를 각각 열고 합병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통합 'KB증권'이 다음달 출범한다. 통합 KB증권은 자기자본 3조9500억원(양사 단순합산) 규모로 미래에셋대우(6조7000억원), NH투자증권(4조5500억원)에 이어 삼성증권(3조4500억원)을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KB금융을 한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로 만들겠다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야심찬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은행과 증권 업무를 결합한 유니버설뱅킹그룹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지난 2008년 BoA와 메릴린치가 합쳐 새롭게 출발한 BoA메릴린치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KB금융과 같은 BoA지주는 메릴린치를 인수해 자산관리(WM) 부문을 종전 전체의 10%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현대증권은 이날 주총에서 전병조 현 KB투자증권 사장과 윤경은 현 현대증권 사장을 통합 법인의 각자대표로 선임키로 했다. 합병은 현대증권이 존속법인, KB투자증권이 소멸법인이다. 합병 법인명은 KB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재탄생하는 'KB증권'으로 결정됐다.
KB투자증권도 이날 오전 주총을 열어 합병 및 해산안을 의결했다.
금융위원회는 전날 두 회사의 합병안을 최종 승인했다.
두 회사는 이날 주총 승인까지 받음에 따라 오는 30일 합병등기를 하고 내년 1월 1일 KB증권으로 새 출발한다.
KB증권은 윤경은 사장과 전병조 사장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한다. 윤 사장은 자산관리(WM) 부문을, 전 사장은 투자은행(IB)를 맡을 예정이다.
두 회사는 최근 현대증권 170명, KB투자증권 52명의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한편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 2013년 12월 현대증권 매각을 결정했다. 현대증권은 작년 10월 일본계 금융자본인 오릭스에 매각될 예정이었지만 매매 계약이 무산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 4월 KB금융지주 품에 안겼다.
현대증권은 KB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으로 KB금융지주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전신인 국일증권이 1975년 증시에 입성한 이후 41년 만인 지난달 1일 상장폐지됐다.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