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스포츠계는 다사다난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체육계 안팎이 뒤흔들리며, 체육인들은 시국선언을 하기에 이르렀고, 각종 사건·사고 소식도 빠지지 않았다. 프로야구는 35년 만에 'FA 100억 시대'를 열었고, 축구·농구계에서는 전북과 두산이 절치부심 끝에 정상을 탈환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개막을 1년 2개월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을 이끌어 갈 유망주들도 속속 등장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6 '병신년(丙申年)'스포츠 이슈를 4회에 걸쳐 되짚어 본다.
2016년 스포츠계를 뒤흔든 가장 큰 이슈는 대통령 탄핵 정국을 불러온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였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비롯한 스포츠계 각종 이권 사업과 인사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체육인들은 물론 국민도 충격에 빠졌다. 비단 최순실 사태뿐만 아니다. 올해 스포츠계의 각종 사건·사고를 정리해봤다.
▲'비선실세' 최순실 일가, 각종 체육계 이권 개입 논란
최 씨는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을 통해 문화·스포츠계 사업을 장악하고, 딸 정유라 씨를 위한 각종 특혜에 관여하는 등 체육계 안팎에서 사적 이익을 도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개입이 있었다는 정황까지 밝혀지며 논란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최 씨의 체육계 전횡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바로 최 씨 일가와 최측근들이 문체부를 움직여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각종 이권을 독식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최 씨가 평창올림픽 공사 계약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최측근 영상제작자 차은택,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스포츠토토빙상단 감독) 이규혁 등이 각종 지원을 받은 정황도 조사 중이다.
체육계에 따르면 이 같은 흐름은 지난 2013년 김종 전 문체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 시작됐다. 김종 전 차관과 관련한 대표적인 의혹은 장 씨가 우수한 체육 영재를 조기 선발·관리해 세계적 기량을 가진 선수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설립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문체부 예산 6억7000만 원을 지원하고 삼성전자가 5억 원을 지원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이다. 또한 김 전 차관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승마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 특혜를 준 의혹 및 수영선수 박태환을 협박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같은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인해 개막을 1년 2개월 앞둔 '평창동계올림픽'은 직격탄을 맞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떨어진 데다, 기존 후원을 약속했던 대기업들조차 실제 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체육계 시민단체 및 체육인 592명은 지난 7일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최 씨 일가와 김종덕, 김종 전 차관 등의 사법처리와 평창동계올리믹 관련 공사에 대한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음주 파문·성폭행 혐의까지, 강정호
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강정호는 지난 6월 시카고에서 성폭행 논란에 휩싸였다. 이어 지난 2일에는 국내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켜 논란을 빚었다.
당시 강정호는 지인 3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숙소로 향하던 중 삼성역 인근 도로에서 도로시설물을 들이받고 달아나 음주운전 도주 및 은폐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
이 가운데 강정호의 음주 운전이 과거에도 2차례나 있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결국 강정호는 음주 운전이 세 번 적발되면 면허가 취소되는 '삼진아웃' 대상자에 오르게 됐다.
◆도박이 뭐길래, 프로야구 안지만의 추락
안지만(33, 전 삼성)은 지난 7월 말 수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을 한 혐의(상습도박)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안지만은 지난 2월 지인들과 함께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데 1억6500만 원을 투자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때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불펜투수였던 안지만이었지만,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삼성은 안지만의 도박 관련 혐의가 연이어 불거지자 지난 7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지난 11월에는 보류 선수 명단에서도 제외시켰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올해 심판매수혐의로 대한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승점 9점 삭감의 징계를 받았다. 사진은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뉴시스
◆'잘나가던' 프로축구 전북, 심판 매수로 '역풍'
전북 현대는 올해 10년만의 ACL 정상 탈환을 이끌어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전북은 예상치 못한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해 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승점 9점 삭감의 징계를 받았다. 전북은 해당 스카우트의 개인적 일탈이라고 해명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한 시즌 내내 선두권을 달리던 전북은 서울에 우승을 내주고 리그 3연패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