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연구진이 인체 장기를 모방하는 '생체모사(biomimetics)' 기술을 이용해 인공 간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돼지 간을 이용해 인간의 장기와 구조가 기능적으로 비슷하면서 면역 거부반응이 없는 이종이식용 인공 간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종이식이란 동물로부터 얻어진 세포, 조직, 장기 등을 치료 목적으로 사람에게 이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는 우장춘프로젝트사업의 하나로 서울대·강원대와 공동으로 수행했다.
인간의 장기를 대체하기 위한 바이오장기 연구는 면역유전자를 조절한 바이오장기용 형질전환 가축 개발, 3D 바이오프린팅 기술, 인체장기를 모사하는 생체모사(biomimetics) 기술 등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돼지 간을 이용해 이종이식용 인공 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이종이식 시 면역거부 반응의 원인물질인 이식항원을 없앤 돼지 간 유래의 스캐폴드(장기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남는 장기의 껍데기)를 제작했다.
또 탈세포 스캐폴드의 혈관구조 내에 항응고(헤파린·젤라틴 코팅하는 기법) 처리 뒤 재세포화 해 생체에 이식했을 때 혈액이 응고되는 시간과 혈액흐름이 개선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혈액응고에 관련된 인자들의 기능은 낮아지고 간세포 유전자의 기능이 높아짐에 따라 개선된 결과로 인공 간의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간 관련 질환은 사망률이 높은데다 암 등 난치성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법은 장기 이식이지만 이식 가능한 공여 장기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탈세포 스캐폴드 유래물질이 줄기세포를 간세포로 분화시키는 효율을 높이면서 간 기능을 증진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앞으로 환자에게 특화된 맞춤형 인공 간을 제공하는 인공 간 실용화를 좀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조남준 연구운영과장은 "인공장기 개발과 실용화까지는 극복해야 할 기술적 한계가 많으며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꾸준한 투자와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다"며 "본 연구 결과는 이종간 면역거부 반응 해결을 위한 국내의 기초 기술력 확보에 큰 의미가 있는 성과로 앞으로 추가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과는 조직공학과 재생의학 분야의 대표적 학술지인 'Tissue Engineering Part A'(mrnIF 86.74)와 'Acta Biomaterialia'(mrnIF 89.69)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