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변화하는 방송 트랜드. 그 중에서도 예능의 유행은 더욱 빠르게 흘러간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하고 늘어나는 프로그램 수에 비해, 이를 이끌어 갈 MC들은 그리 많지 않은 상황. 유재석, 신동엽, 강호동, 이경규 등 내로라하는 '1인자' MC들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예능을 이끌어갈 차세대 MC 4인방을 소개한다.
◆'무한도전'의 감초, 양세형
MBC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젊은 피를 수혈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조용히 굴러와 안착한 양세형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03년 SBS '웃찾사'를 통해 데뷔한 양세형은 타고난 재치로 콩트부터 토크쇼까지, 그야말로 안 되는 것 없는 '예능꾼'이다. 1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무한도전'의 진입 장벽을 가뿐히 넘은 것 또한 양세형 특유의 예능감 덕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등 기존 멤버들과 합은 물론, 막내 광희와도 독특한 시너지를 일으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비단 '무한도전'뿐만이 아니다. tvN '코미디 빅리그', SBS '씬스틸러-드라마 전쟁'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활약은 물론, 최근에는 대세만이 입성할 수 있는 'SNL' 시리즈의 메인 호스트로 출격해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예능뿐 아니라 라디오도 점령했다. SBS 러브FM '윤형빈, 양세형의 투맨쇼'의 고정 DJ로 화려한 말발을 자랑하고 있는 것. 지난 한 해 다채로운 활약을 자랑했던 그는 결국 MBC '연예대상' 인기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이렇듯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양세형은 명실상부 차세대 대표 MC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아이돌계 MC 샛별, 인간비타민 광희
'무한도전'의 또 다른 젊은 피 광희는 슈퍼주니어 이특, 김희철 등과 함께 아이돌계 대표 MC로 꼽힌다. 솔직하고 과감한 멘트, 독특한 목소리, 지치지 않는 에너지 등은 광희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광희는 기존 아이돌 이미지를 탈피한 독특한 예능감으로 단박에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MBC '세바퀴' 등 토크쇼에서 보여준 걸죽한 입담으로 이제껏 없던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구축한 것.
이후 올리브TV '올리브쇼 2014'를 비롯해 수많은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도맡아 MC로의 능력을 입증했고, 결국 국민 예능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로 합류하며 대세 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쟁쟁한 경쟁 끝에 고정 자리를 꿰찬 광희는 현재 '무한도전'에서 차츰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며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무한도전'의 1인자 유재석은 지난해 MBC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한 뒤 광희를 두고 "정형돈이 5년 걸려 적응한 '무한도전'에서 광희가 1년 만에 자리를 잡았다"고 평했다. 아이돌 출신의 한계를 깨고 자신 만의 예능 캐릭터를 구축한 만큼, 광희가 향후 보여줄 역량에 더욱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 유행어 제조기, 조세호
'구 양배추, 현 조세호'. 어디서든 마찬가지겠지만 연예계에서 이름을 바꿔 활동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조세호는 해냈다. 지난 2001년 SBS 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그는 몇 년 간의 공백기를 깨고, 양배추라는 예명 아닌 본명 조세호로 컴백을 선언했다. 그는 과거 예능 스타일을 고집하지 않고, 새 트랜드를 공략한 예능감으로 방송에 빠르게 적응했다.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는 유행어를 단발성 유행이 아닌 재도약의 기회로 삼은 것도 특유의 탁월한 적응력 때문. 성큼 다가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은 그는 '무한도전' 등 쟁쟁한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며 자신의 입지를 차근차근 굳혔다. 특히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유행어 제조 및 토크에 탁월한 면모를 보여주며 차세대 MC로의 역량을 드러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상황. 자연스레 예능 대세로 떠오른 그는 MBC '우리 결혼했어요' 합류부터 '예능인력소', '올리브쇼 2016', '걸스피릿'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약 중이다.
◆'잘 하는 예능'은 바로 이런 것, 박나래
남성 중심으로 흘러가는 예능계에서 여성이 자리잡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는 여성 예능인들이 있다. 그 선두에 서 있는 인물은 바로 박나래다.
최근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알찬 솔로라이프를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는 박나래는 2006년 KBS 21기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정통 코미디언 출신인 만큼 콩트를 아우르는 연기력을 가진 것은 물론이거니와, 토크쇼를 이끄는 '말발'까지 두루 갖췄다.
박나래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탁월한 순발력. 이는 지난해 진행된 tvN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제대로 입증됐다. 변수 많은 생방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박나래는 장도연과 함께 유려한 진행을 이어갔고, 이에 시청자들의 호평이 잇따랐다. 현재 '나 혼자 산다'를 비롯해 '비디오스타'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활약 중인 만큼 박나래를 중심으로 한 여성 예능 프로그램의 탄생을 기대해 볼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