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더럽고 불편한 학교 화장실 서울서 사라진다
개선사업이 완료된 신창중학교 화장실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오는 2020년까지 더럽고 불편한 학교 화장실을 완전 퇴출시키겠다고 17일 밝혔다.
서울시와 교육청은 지난 3년간 630억을 들여 노후하고 비위생적이던 초·중·고교 화장실 440개를 개선한 이후 학생 만족도가 97%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고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101개 학교에 여러명이 한꺼번에 양치를 할 수 있도록 양치대를 설치한 이후 전국 최저수준이던 양치율이 2배(36.6%→60.1%)가까이 늘었다. 반면, 양치를 안하는 학생 비율은 63.4%에서 39.9%로 크게 줄었다.
서울시는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3개년에 걸쳐 추진된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2020년까지 더럽고 불편한 학교 화장실을 완전히 개선하여 학생들의 건강한 학습권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우선 올해 학교 화장실 변기 불편 제로를 목표로 변기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서양식 변기 비율이 60%를 밑도는 초·중·고교 245개 학교를 80% 이상 되도록 개선한다. 서양식 변기에 익숙한 학생들이 동양식 변기에 익숙하지 않아 학교에서 볼일 보기 꺼리는 사례가 많아 동양식 변기로 인한 불편사항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변기 당 학생 수가 15명을 초과하는 82개 학교에 대해서도 학생들이 볼 일을 보기 위해 기다리지 않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2010년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변기 1개 당 적정 학생 수는 11명이지만 일부 학교는 변기 1개를 39명이 이용할 정도로 시설이 열악한 상황이다. 아울러 변기 수에 비해 학생 수가 많은 학교가 또 있는지 2월 말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로 맞춤형 개선할 예정이다.
화장실 개선 외에 학생들의 양치율 및 손씻기 비율을 높여나가기 위해 100개 학교에 양치대를 추가 설치(양치대와 청소시설 분리를 통한 환경개선도 병행)하여 내년까지 총 301개 학교에 양치대 설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보건소 등 관계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양치질, 손씻기의 필요성 및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 독감·장염·메르스 등 최근 유행하는 질병에 대한 예방을 강화해 나간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포함해 학교 화장실 사업 1단계(2015년~2017년) 기간 중 서울시 전체 1300여개 초·중·고교의 절반인 675개교를 개선할 계획이었으나 목표를 초과하여 800개교를 개선 마무리한다.
2단계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학생·학부모의 화장실 수요 조사와 교육청·학교 등 관계기관의 의견 수렴을 통해 서울시 모든 학교의 노후되고 비위생적인 학교 화장실을 완전 개선할 계획이다.
2014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지난 3년간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을 추진해오면서 이용 만족도는 물론 학교폭력 감소 같은 교육적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재춘 화원중학교 교장은 "화장실 개선 이후 학생들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학교에 대한 애정도 높아졌다. 학교 폭력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이로 인해 학부모님들의 학교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을 개선하면서 얻은 큰 자산은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참여해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조율해 완성해가면서 아이들은 더욱 성장했고, 책임감 있게 가꾸고 지켜나가는 모습을 통해 이것이 인본주의 교육의 결실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관심과 공감대도 높았다. 서울시민이 직접 뽑은 '서울시 10대뉴스'에서 2015년 4위, 2016년 3위에 올랐다. 2016년 성과관리 평가에서는 현장형 거버넌스 우수사례로 평가받기도 했다.
서울시의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은 실제 사용자인 학생 눈높이에 맞는 밝고 쾌적한 공간으로 변신시키는 사업이다. 화장실 시민연대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의 64.7%가 학교 시설 중 가장 불편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공간으로 화장실을 꼽았으며 학교에서 화장실 이용을 참았다가 집에서 용변을 보는 학생들이 많았다. 서울시는 이에 학교 화장실의 새로운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사업을 시작했다.
김용복 서울시 평생교육정책관은 "화장실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할 정도로 더럽고 불편한 곳이라는 인식이 있던 화장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개선했더니 양치율도 늘고 학교폭력도 감소하는 교육적 효과가 나타났다"며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가 다함께 참여해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학교 화장실 개선사업을 올해도 차질없이 진행하고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